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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까마중 까마중 돌담/이석도 어릴 적에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포도가 부러웠다. 혼자 애쓴 탓일까? 포도처럼 보라색 되지만 포도가 될 수 없어 속상했다. 그런데 지금은 지금의 자신이 좋다. 전지가위에 잘리지 않고 열매 다 빼앗기지도 않는··· 자주 왔던 보릿고개 고사리손 그리울 때가 적지 않지만 산과 들 제가 원하는 곳에서 마음 가는 대로 익어가는 지금이 참 좋단다. (2023. 7. 30.) ☞ 까마중의 꽃말 : 동심, 단 하나의 진실 더보기
[詩] 천생연분 천생연분 돌담 이석도 오징어와 땅콩 치킨과 맥주 그리고 나와 원·은·세 (2023. 7. 28.) ☞원·은·세 : 내 손주들 원준 은규 세은 더보기
[詩] 칠순 할배의 독백 칠순 할배의 독백 돌담/이석도 배곯지 않을 만큼 양식이 있고 지팡이 없이 몇십 리는 걸을 만큼 건강하면 됐지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설거지해 놓으면 잘했다며 엉덩이 도닥여 주는 마누라 있고 있지 않은 수염 다 뽑힐 정도로 매달리는 손주도 있고 우정 넘치는 술잔을 주고받는 친구들도 있는데 뭘 더 바라겠는가. 칠십 줄에 들어선 지금 더 큰, 더 많은 행복 바라면 놀부 환생했다고 흉볼 걸세. (2023. 7. 16.) 더보기
[詩] 태안반도에서 태안반도에서 돌담 이석도 해안 따라 솔향기길 아련한 냄새를 품고 있었다. 젖 빨면서 맡았던 엄마 향기 엄마가 밭일하면서 머리에 썼던 수건에서 나던 바다 향기 나뭇짐 지고 오신 아버지 어깨에서 나곤 하던 송진 내음 뙤약볕 김매고 오신 아버지 적삼이 풍기던 짠내 태안반도는 아버지 솔향기길은 엄마였다. (2023. 5. 17.) 더보기
[詩] 외손자 외손자 돌담 이석도 내 팔 벤 채 새근새근 그 모습 보고만 있어도 가슴이 뭉클, 행복해진다. 잠든 손 만지작거리고 있으면 곤함도 시름도 모두 다 눈 녹듯 사라지고 쌔근쌔근 콧김이 내 뺨 간지럽힐 때마다 극락이 펼쳐진다. (2023. 5. 12.) 더보기
[詩] 흰제비꽃 흰제비꽃 돌담 이석도 올봄에도 꽃샘추위 무릅쓰고 한걸음에 오셨군요. 겨우내 새로 지은 하얀 소복 차려입고 무덤 앞에 앉아 사랑은 남겨둔 채 홀로 가신 님 그리며 울고 있네요. (2023. 4. 11.) ☞흰제비꽃 꽃말: 순진무구한 사랑 더보기
[詩] 야생화 야생화          돌담 이석도 이름없는 게 아니라우리가 모를 뿐이죠. 예쁘지 않은 것이 아니라우리가 자세히 보지않았을 뿐이죠. 보면 볼수록 우리를 닮았어요. (2023. 4. 8.) 더보기
[詩] 봄비 봄비 돌담 이석도 봄꽃 한창인데 하늘이 비를 뿌린다. 가을마다 우리 엄마 한 장 한 장 차곡차곡 포개어 쌓아 묶은 노란 단풍 콩잎 가득 담은 장독에 뻣뻣함 잘 삭으라고 소금물 부은 후 반반한 돌멩이 올려 꾹 눌러 놓던데 봄비는 잎 돋기 전에 활짝 피었다며 으스대면서 자신이 봄을 데려고 온 양 우쭐거리는 봄꽃을 간질간질 토닥이며 속삭인다. 꽃잎 떨어져 내가 밉지? 화무십일홍이란 말이 있잖아 이제 그만 들뜬 기분 가라앉히고 아쉬움도 욕심도 다 내려놓으시게. 하늘에는 누름돌이 없나 보다. (2023. 4. 5.)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