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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조래골(鳥來骨) 조래골(鳥來骨) -아버지의 꿈- 이석도 새 조鳥 올 래來, 예부터 조래골이라 불리는 내 고향 마을 뒤쪽의 야트막한 산 양지바른 기슭 . 아버지와 어머니의 영원한 안식처 두 분의 땀 마시고 자라 고목 된 감나무 있고 두 분 일생을 영화에 담는다면 촬영장이 마땅한 곳 봄부터 가을까지 고목.. 더보기
[詩] 사모향(思母香) 사모향(思母香) -이석도- 출산한 날 부엌으로 달려가 머리카락 뽑아 태운 노린내로 돼지고기 먹고픔 달랜 엄마 있었네 노린내 밴 젖꼭지 빨던 갓난아기 어느덧 할아버지 되어 삼겹살을 즐기지만 돼지고기 타는 냄새는 사모향(思母香)이 되었을까 삼겹살 구울 때마다 손수건을 꺼낸다. ※ .. 더보기
짝사랑 짝사랑 이석도 한 청년이 높다란 감나무에 올랐다. 잘 익은 다른 홍시들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맨 꼭대기에서 유난히 빨갛게 빛나는 홍시 그것 하나만을 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까치와 참새들이 날아든다. 불안해진 청년은 장대를 흔들어 새들을 쫓지만 새들은 멀리 도망가지 않.. 더보기
휴대폰과 나 휴대폰과 나 이석도 네가 나를 깨우고 내가 너를 깨우면 우리의 하루가 시작되지. 종일 내 곁에서 그 어떤 물음에도 짜증 한 마디 하지 않고 답하는, 세상의 온갖 새로운 소식까지 전해주는 너. 너는 만물박사. 하루가 끝날 때면 우리는 잠자리에 들지. 나는 눈을 감은 채 너는 전깃줄을 꽂.. 더보기
[詩] 낮달 낮달 이석도 파란 하늘 뭉게구름 친구 된 하얀 조각달 온 천지 밝히는 태양을 해바라기처럼 따라다니며 스스로 어둠 밝히고 싶어 빛을 담는다. 노력하고 기다리면 다 때가 온다 말하는 듯 조금씩 얼굴 붉힌다. (2016.11.16.) 더보기
[詩] 설마 설마 -이석도- 탄천이 한강을 만나 한 몸이 되는 곳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다. 쌓인 눈처럼 둥둥 떠 있는 하얀 거품 위로 딸랑딸랑 방울소리에 눈 크게 뜬 아저씨 팔뚝만한 잉어를 낚아 망태기에 넣는다. 가족을 먹일까? 내다 팔까? 설마! 저 거품들은 오수와 폐수의 상처들인데.. 더보기
까치밥 까치밥 이석도 감나무 우듬지에 차려진 가을밥상 파란 하늘 마실 나온 까치 한 마리 게걸스레 먹다가 엎고 말았다. 바알간 홍시 땅바닥 뒹구는 감잎 베고 누워 속살 보이자 쪼르르 달려온 암탉 맛나게 쪼아 먹다 닭장으로 달려가고 닭장 다녀오시는 어머니 홍시가 계란 되었다며 활짝 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