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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심상문학 만추 詩 낭송회 2017. 11. 1. 수요일 오후 5시가 가까워지자 서초 문화예술회관 르네상스홀은 입장하시는 많은 사람들께 조그만 다과 봉지를 나눠주느라 분산했다. 하지만 실내는 이내 조용해지고 행사가 시작되었다. 오늘은 '心象문학 만추 詩 낭송회'의 날. 국민의례에 이어 한상환 교수님의 내빈 소개와 .. 더보기
[詩] 일출 일출(日出) -이석도- 밤새 들리던 파도소리 온몸을 뒤틀며 울부짖는 소리는 산고(産苦) 의 신음이었다. 핏빛 노을이 동녘 바닷물에 꼬리를 담그자 갈매기는 하늘 높이 솟아 노래하고 바다가 알을 낳기 시작했다. 수평선 너머 조금씩 조금씩 내밀던 그 모습 눈부시게 아름답던 바다 알은 이.. 더보기
[詩] 가을햇살 가을햇살 -이석도- 꽃잎 다 떨군 꽃대궁 초리에 앉은 고추잠자리 빨갛게 굽던 가을햇살 이제야 볕 드문 공원벤치에서 살짝 눈 감은 모습이 보살 같은 노파의 주름골에 드러누워 쉬는구나. 가을햇살아! 땅속 개구리 잠 깨거덜랑 진달래 봉오리 촘촘한 내 고향 뒷산 부모님 잠드신 곳 찾아.. 더보기
[詩] 동해안을 걷다 동해안을 걷다 -이석도- 날마다 새로운 행복 느낌 다른 해돋이 가는 곳마다 기암괴석 다듬는 파도 옛이야기 늘어놓는 老松들의 솔향 몽돌과 물결이 울리는 千年 하모니 정동진 고래불 호미곶 해운대 하루 백 리씩 속초 부산 천삼백 리 길 해와 바다와 벗이 되어 걷고 또 걷는다. 열사흘의 .. 더보기
[詩] 박고지 박고지 -이석도- 한가위 대목 재래시장 주름 깊은 노점상 할머니 앞 마른 나물 한 뭉치. 돌담을 붙들고 초가지붕에 오른 덩굴 달 밝은 밤에 어머니 웃음 닮은 하얀 꽃 피고 보드라운 가을햇살 지붕에 연둣빛 보름달 매달리면 덜 여문 놈 따다 빙글빙글 돌려 깎인 긴 끈이 되어 처마 밑에 주.. 더보기
[詩] 결혼시계 결혼시계 -이석도- 도보여행 떠나면서 동행할 친구 찾아 서랍을 뒤진다. 밤낮을 구분 못하는 놈 팔다리 끊어진 놈 아예 숨 멎은 놈 한때 가까웠던 친구 여럿 있지만 데려갈 성한 놈 하나 없다. 한숨 지으며 서랍 닫을 찰나 사알짝 고개 내미는 40년 知己 구식이다 자동이 아니라며 잊은 지 .. 더보기
[詩] 석양이 나뭇잎에게 석양이 나뭇잎에게 -이석도- 처서 지나자 하루하루 윤기 잃다 시무룩해진 나뭇잎 새털구름 곱게 물들이던 저무는 해 말을 건넨다. 힘내!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다워. 떨어진 봄꽃 주워가는 사람은 없지만 예쁘게 물든 단풍 떨어지면 서로 주워가잖아. 봄여름 지나면 철 지난 해수.. 더보기
[詩] 능소화 능소화              돌담 이석도 여름마다높다란 담장 기어올라나팔 닮은 주황색 귀 쫑긋 세운 채임 발자국 소리 기다리는 꽃 오늘도하늘 치솟은 빌딩 사이 걸터앉아오가는 뭇 남자들 추파마다밝은 미소 보내지만 임 아닌 손닿기만 해도툭!온몸 던져버린다. 첫사랑 잊지 못한 소화는장맛비가 천년 전설 씻을 적에도임 향한 마음엔 빗물 한 방울적시지 않았나 보다. (2017. 9. 1.)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