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 놀이터 썸네일형 리스트형 [詩] 파문 파문 -이석도- 우면산 기슭 작은 연못 벚나무에서 툭 떨어진 꽃잎 하나에 사알짝 얼굴을 찡그리자 낮잠 자다 깜짝 놀란 소금쟁이 동그라미 수놓으며 폴짝거리는 게 아예 뭍으로 도망칠 태세다. 쉰 개의 별들이 일으킨 me too란 물결이 태평양을 건너오자 괴물은 매장되고 거목들이 뿌리째 .. 더보기 [詩] 4월 4월 돌담 이석도 봄꽃 만발한양재시민의 숲 숲 속 나무의자젖꼭지를 문 채 잠든 아기아기 등 토닥이는 여인 엄마 품이 그리워서일까?아기가 부러운 걸까? 흩날리던 꽃잎들앞다투어 여인 무릎 위에살포시 제 몸 눕힌다.(2018. 4. 8.) 더보기 [詩] 양재천 풍경 양재천 풍경 -이석도- 두 바퀴가 양재천을 달린다. 빨간 나비를 머리에 꽂은 푸들이 앞 바구니에 담겨 멍멍 장단 맞출 때 고무줄로 한몸 된 예스러운 라디오와 함께 나이 잊은 유행가를 목청껏 부르면서. 쿵짝쿵짝, 봄꽃 부르는 노랫소리에 물오리는 엉덩방아 찧으며 날아오르지만 잉어들.. 더보기 [詩] 詩나무 詩나무 -이석도- 간밤에 싹 틔우곤 내 눈꺼풀에 밤새 돌을 매달더니 어느새 내 키가 된 나무 가쁜 춤사위의 전지가위에 심장만 감추곤 제 몸 다 내주더니 모양은 제법 그럴싸하다만… 뚝뚝 피 흘리는 저 나무에도 꽃은 필까. 벌 나비 날아드는 날은 올까. (2018. 4. 5.) ☞ 詩作노트 : 비 나리.. 더보기 [詩] 하늘의 선물 하늘의 선물 -이석도- 하늘이 우리에게 자식을 점지해 주신 뜻은 세상에는 뜻대로 되지 않는 것도 있다는 걸 알려주기 위해서라는 우스개가 있다던데… 그럼 우리에게 손주를 내려 보내주신 것은 사무치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사랑하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지 인내 뒤의 열매가 얼마나 달.. 더보기 [詩] 나의 개벽 나의 개벽(開闢) -이석도- 내게는 평생 하지 못하리라 여긴 세 가지가 있었다. 낭떠러지 시골길 버스를 타던 어린 시절 죽었다 깨어나도 운전은 못할 줄 알았고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라 보리를 심으면 수천 명이 배불리 먹을 땅에 잔디를 심어 노는 것은 죄라 생각했으며 노래라곤 애국가.. 더보기 [詩] 춘란, 꽃 피다 춘란, 꽃 피다 -이석도- 겨우내 칼날 잎새로 칼바람 맞서던 춘란이 백기 꺼내 들어 흔든다. 누구의 핏물인지 하얀 깃발의 연분홍 얼룩 닦지도 않은 채 둘 다 승리자라는 듯 혓바닥 날름거리며 봄향을 내뿜는다. (2018. 3. 30.) ☞ 詩作노트: 겨울을 잘 견뎌낸 춘란의 날카로운 칼 모양 잎새 사이에 핀 붉은 듯 하얀 난꽃의 향을 맡으며… 더보기 목월공원에서 2018. 3. 23. 금요일. 며칠 전 세차게 휘몰아쳤던 비바람 덕분일까 3월들어 가지마다 물을 머금는다 싶던 양재천 수양버들엔 어느새 새싹이 혀를 내밀고, 멀리 보이던 남산이 연둣빛 덕분인지 조금은 가까워 보이는 오후. 오늘은 1978년 3월 24일 작고하신 박목월 詩人의 忌日이었다. 서울 원효.. 더보기 이전 1 ··· 28 29 30 31 32 33 34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