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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나의 개벽




나의 개벽(開闢)


                                             -이석도-

 

내게는 

평생 하지 못하리라 여긴 세 가지가 있었다.

 

낭떠러지 시골길 버스를 타던 어린 시절

죽었다 깨어나도 운전은 못할 줄 알았고

 

가난한 농부의 아들이라

보리를 심으면 수천 명이 배불리 먹을 땅에

잔디를 심어 노는 것은 죄라 생각했으며

 

노래라곤 애국가도 1절밖에 모르는 음치여서

음악과는 영영 등진 채 살아갈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은

가끔씩 골프백을 차에 싣고 가서는

잘 가꾼 잔디밭을 종일 삐대곤 하는데다,

대여섯 해 동안 메고 다닌 색소폰 가방 덕분에

모임에서 유행가 한두 곡을 연주하고 있으니…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

그래, 다음은 몸짱이다.

    

(2018. 3. 31.)

 

☞ 詩作노트: 올가을 실버 몸짱대회 출전을 목표로

운동하던 중 각오를 다지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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