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

[詩] 염색 염색돌담 이석도 앞마당 고목 감나무붉게 익어가는 홍시 하나 옆 가지 풋풋한땡감이 부러웠을까 밤새 제 몸에초록 물감 칠해보지만 달콤한 냄새 찾아온 까치깃털 한 번 털어내자 초록 홍시그냥 툭, 떨어진다 (2026. 9. 14.) 더보기
[詩] 강아지풀 강아지풀돌담 이석도 바람이 불어도 살랑살랑비가 내려도 살랑살랑 눈길 마주치는 사람마다반갑다고 꼬리를 흔든다 십 년 전에도 강아지백 년 전에도 강아지 나처럼 살아가면늙지도 않는단다 (2026. 9. 13) ☞ 강아지풀 꽃말: 동심, 노여움 더보기
[詩] 이율배반 이율배반돌담 이석도 시민의숲 문화예술공원 잔디밭 여기저기땅을 쪼며 먹이를 찾는비둘기 무리 위로 나무 사이 내걸린현수막 하나바람에 흔들린다 비둘기에게먹이를 주지 마라 한다 스스로 먹이를 찾아건강한 생태계 일원이 되도록도와달라 한다 날마다 이 시각점심때가 다가오면아니, 채 되기도 전부터탑골공원 무료급식소엔길게 늘어선 사람들 그 곁으로후원 계좌번호가 나붙고자원봉사자 찾는안내문이 걸린다 저 애먼 비둘기들한글 알지 못하는 게천만다행이다. (2026.9. 10.) ☞ 이율배반(二律背反):서로 모순되어 양립할 수 없는 두 개의 명제. 더보기
[詩] AI 시대 AI 시대돌담 이석도 용왕님 찾아토끼가 넘나들던 바다 이제는 AI가제집처럼 드나든다 해파리를 건져 올려덕유산에 꽃으로 피우고 금강산 기암괴석 옮겨바닷속 깊이 용궁 짓는다 허구가 유통되는 세상그 상상력이 참 정겹다 (2026. 8. 26.) 더보기
[詩] 나무 나무송은규 소나무는 작을 소(小)자가 들어가서생쥐 같이 작을 줄 알았는데사실은 굵은 나무 대나무는 큰 대(大)자가 들어가서곰처럼 클 줄 알았는데사실은 여리여리한 나무 나무들도 사람과 비슷한 것 같다이름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 (2025년, 매헌초 6학년 때 씀) 더보기
[詩] 소천(召天) 소천(召天)돌담 이석도 어제 늦은 저녁까지목 놓아 울던 매미가밤새 숨을 거두었다 올여름날마다 땡볕을 온몸으로 견디며 칠팔 년 긴 어둠 기어나와고작 한 달 남짓 얻은 광명,자신의 이 잔인한 불평등을제발 바꿔 달라고 곧 태어날 제 새끼한 번만이라도 보고 가게 해달라고제 후손들이 살아갈 이 땅덩어리제발 너무 뜨겁게 달구지 말라고 온몸이 타들어가도록하늘 향해 외치더니… 그의 간절한 바람하늘에 닿았을까 하늘 오르지 못한 채뒤집힌 작은 몸 위로 가만히지구가 엎드려 울고 있다 (2026. 8. 21.) 더보기
[詩] 오늘 오늘돌담 이석도 여생의 첫날이다태백 계곡의 작은 옹달샘이도도한 한강을 이루는 것처럼벅찬 설렘으로 시작하리라 남은 날 중 가장 푸른 날이다여름이 가을을 마다하지 않고가을이 겨울을 두려워하지 않듯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누리리라 오늘도내일이면 어제가 될 터,훗날 다시 펼쳐볼앨범 한 페이지를아름답게 채우고 싶다 (2026. 8. 16.) 더보기
[詩] To you To you돌담 이석도 강아지풀 춤추는 날나뭇가지 흔드는 바람 편에편지 한 장 띄운다 매미 울던 그 자리에귀뚜라미 초청하고 땀에 젖은 너에게시∼원한 수박처럼 빨갛게익어가는 가을 한 통보내고 싶다 (2026. 8. 1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