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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홍시 홍시돌담 이석도 눈에 보이지도 않는벌레들이 시도 때도 없이살점을 파고들어도동글동글 익는다 눈곱만 한찌꺼기 하나가숨통을 조여와도빨갛게 익는다 찬 서리 내려앉는 날누군가에게 따뜻한까치밥이 되고 싶어 그렇게익어가며 늙는다 (2026. 10. 22.) 더보기
[詩] 꽃 꽃돌담 이석도 늘 피어 있다면꽃이라 하지 않는다 살포시꽃잎을 열고 고개 들기에꽃이라 부른다 지지 않는 것을 꽃이라 하지 않는다 때가 되면사르르 눈을 감고내려앉기에 꽃이라 부른다 꽃 진다고너무 슬퍼하지 말자 당신의 향기에우리 행복했으니 피었다 진 당신은꽃입니다 (2026.10. 17.) 더보기
[詩] 귀거래 귀거래 歸去來돌담 이석도 우리 모두언젠가 돌아갈 것이다아니, 돌아가야 한다 태초의 그 고요로 비바람 잦았고천둥번개 아찔했으나 그보다 더 눈부셨던사랑과 행복의 한나절 소풍 그 여정 끝에우리가 맞을 귀향은금의환향이리라 (2026. 10. 16.) 더보기
[詩] 찰나 찰나돌담 이석도 허전한 가을 나무겨우 매달린 단풍 하나 바람개비 되어 떨어지는낙엽 보는 시선이무심하다 따사로운 햇볕에도 빙그레차가운 바람에도 빙그레 나뭇잎이부처님이다 (2026. 10. 13.) 더보기
[詩] 동병상련 동병상련돌담 이석도 젖 떼자마자 어미 떠나우리 가족이 된 지 15년 사람 나이로 치면칠십 대,딱 내 또래다 뽀미가 나를 닮았을까내가 뽀미를 닮았을까 희미한 눈동자 위로눈곱이 쌓이고 멀어지는 발자국 소리에귀 멀어가며 혀끝에 남은 입맛마저소태처럼 쓰다 그런데도낯선 이 들어서면 여전히멍멍, 목청을 돋우고 우리 집 냄새 실려오면반갑다고 살랑살랑꼬리부터 흔든다 너를 보면 내가 보이고나를 보면 네가 보인다 (2026. 10. 4.) 더보기
[詩] 가을 햇살에 가을 햇살에돌담 이석도 구름 한 점 없이드높은 가을 하늘햇살이 따갑다 텃밭 다녀온 할머니마당에 멍석 펼쳐빨간 구추 널어놓고 밤나무는씽긋 웃으며쩌억밤송이를 벌린다 나도꿉꿉한 마음 꺼내어바싹 말려야겠다 (2026. 9. 26.) 더보기
[시] 석양이 되어 석양이 되어돌담 이석도 지그시 굽어보는희미한 미소는 지금까지 지나온먹구름이 남긴 상처일까 두고 떠날 너희에게다시 먹구름 몰려올까마저 거두어 가고 싶다만 서너 뼘 남은 서산 길내 걸음 위로나마먹구름 덮치지 않기를 두 손 모은다 (2026. 9. 24.) 더보기
[詩] 한 걸음 더 한 걸음 더돌담 이석도 불알친구네댓 명 모이면 내기했다 고추 곧추세우고오줌발 멀리 쏘기 늘 일등이던 녀석커서는 명사수가 되었다 멀찌감치 서서도소변기 안쪽에 그려진 파리백발백중이었다 하지만육십 대엔 한 걸음다가가 겨우 맞히더니 이젠 한 걸음 더바짝 다가가 겨눠보지만파리는 “메롱 메롱”혀를 날름거린다 (2026. 9. 16.) ☞ 파리: 휴게소 화장실 소변기 안쪽 아래에 그려진 파리 그림.오줌 줄기의 탄착점(?) 역할을 하도록 그려 놓은 것.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