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문
-이석도-
우면산 기슭 작은 연못
벚나무에서 툭 떨어진 꽃잎 하나에
사알짝 얼굴을 찡그리자
낮잠 자다 깜짝 놀란 소금쟁이
동그라미 수놓으며 폴짝거리는 게
아예 뭍으로 도망칠 태세다.
쉰 개의 별들이 일으킨 me too란 물결이
태평양을 건너오자
괴물은 매장되고
거목들이 뿌리째 뽑혔다는 소문을
다 들었다는 듯이.
인간이 만든 파문(波紋)은
때때로 파문(破門)을 낳았다.
꽃잎이 만든 파문은 동그라미 팔을 벌려
연못의 모두를 감싸 안는데…
(2018. 4. 11.)
☞ 시작노트 : 미국에서 시작된 미투(me-too) 운동이
우리나라에 점화되어 고은 시인 등 많은
저명인사들이 파문 당하는 걸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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