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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만추의 코믹 만추의 코믹                 돌담 이석도 은행에 강도가 들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손에는 기다란 흉기를 들었다. 사람들이 자리를 피하자그들은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금빛 지폐 소낙비처럼 쏟아지고우두둑우두둑 노란 동전들이 온 바닥에 널브러졌지만 복면 괴한들은 금빛 지폐들은 본체만체동전들만 쓸어 담아 가는데… 현장 지나치는 사람들은콧잔등만 꼭 움켜쥐었을 뿐웃음소리 여전하고 은행(銀杏)이 털렸다는 뉴스는다음날 어디에도 없었다. (2018. 11. 18.) 더보기
[詩] 단풍주 단풍주(酒) -이석도- 11월의 삼성산 세상에는 이처럼 아름다운 이별도 있다는 듯 품어 키우던 나뭇잎 곱게곱게 물들여 온천지 뿌려댄다. 하지만, 나는 몰랐다. 빨간 단풍잎 둥둥 띄운 막걸리에 온몸 물들기 전에는 이별이라고 다 슬픈 맛이 아니란 것을. (2018. 11. 11.) 더보기
[詩] 유통기한 유통기한 -이석도- 마트에서 우유를 집어 들고 날짜를 살피더니 슬그머니 내려놓는 아내. “유통기한 다 됐네.” “우리 냉장고에는 지난 것도 있던데…” “소비기한이란 게 있으니 집에서 먹는 건 괜∼찮아요. 팔면 안 되지만” 그럼… 손주들의 친구가 된 60대 나도 유통기한은 끝이 .. 더보기
[詩] 촛농 촛농 -이석도- 축하 문자 나르는 휴대 전화가 새벽 참새처럼 지저귀던 날 생일상 둘러앉은 가족들이 술잔을 부딪치고 노래 부를 때 내 얼굴에도 여전히 웃음꽃이 가득 피었건만… 어느새 들켰나 보다. 음력 구월, 나를 낳은 산달이 되면 해마다 며칠씩 앓으시던 어머니를 그리다 맺히고 .. 더보기
심상문학의 가을 야유회 2018. 10. 24. 수요일 詩 낭송회를 겸한 가을 야유회에 나선 심상문학 회원들은 용인 공원에 있는 '박목월 시의 정원'에서 名詩 또는 自作詩를 낭송하고 노래를 부르면서 詩의 世界에 빠졌던 반나절 그들 모두는 木月 詩人의 詩에 대한 熱情뿐 아니라 氣를 온몸에 담고 싶어 했으리 나처럼. ·.. 더보기
[詩] 등대 등대 -이석도- 품 떠난 자식 기다리는 엄마 날마다 마을 어귀로 나간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 자리에 서 있다. 빙 둘러 정화수 떠 놓고 탈 없이 돌아오길 빌고 또 빌다가도 살짝 안개라도 다가오면 자식들 길 어두울까봐 등불이 된다. 2018. 10. 12. ☞ 詩作노트 : 아내와 함께 해파랑길을 걷.. 더보기
[詩] 가을하늘 가을 하늘 돌담 이석도 끝없이 펼쳐진 쪽빛 캔버스 바람이 하얀 물감 풀어 그림을 그린다. 양떼목장 새털 무늬 목화밭 날마다 온갖 그림 다 그리면서도 아직 그리지 않는 그림 하나 언제 그려 주려나 보고파도 볼 수 없는 엄마 얼굴은. (2018. 9. 27.) 더보기
[詩] 한가위 한가위 - 이석도 - 추석날에도 환히 불 밝힌 아파트 공원 앞 막국수집 텅 빈 식당엔 조선족 주인 홀로 앉아 소주잔을 홀짝이는데 한숨 소리 들렸을까? 식당 안 기웃거리는 달님 동그란 얼굴에도 수심이 가득하다. (2018. 9. 24.)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