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농
-이석도-
축하 문자 나르는 휴대 전화가
새벽 참새처럼 지저귀던 날
생일상 둘러앉은 가족들이
술잔을 부딪치고 노래 부를 때
내 얼굴에도 여전히
웃음꽃이 가득 피었건만…
어느새 들켰나 보다.
음력 구월,
나를 낳은 산달이 되면 해마다
며칠씩 앓으시던 어머니를 그리다
맺히고 만 눈가의 이슬.
넘실넘실 춤추던
케이크 위의 촛불들이
뚝뚝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8. 10. 27. 내 생일날에…)
※ 心象 544호(2019년 2월)에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