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소화
돌담 이석도
여름마다
높다란 담장 기어올라
나팔 닮은 주황색 귀 쫑긋 세운 채
임 발자국 소리 기다리는 꽃
오늘도
하늘 치솟은 빌딩 사이 걸터앉아
오가는 뭇 남자들 추파마다
밝은 미소 보내지만
임 아닌 손
닿기만 해도
툭!
온몸 던져버린다.
첫사랑 잊지 못한 소화는
장맛비가 천년 전설 씻을 적에도
임 향한 마음엔 빗물 한 방울
적시지 않았나 보다.
(2017.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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