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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맥문동 맥문동 돌담 이석도 삐까뻔쩍 솟은 빌딩 그늘 달동네 살면서도 기죽지 않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시사철 한 모습으로 한자리에 새초롬히 앉아있지만 세상이 녹을 듯 뜨거울 땐 앞을 다투며 보랏빛 향기 피워 서로 용기 북돋우면서까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고 싶다며 뿌리 깊이 박아 藥性 키운다. (2023. 8. 27.) ☞맥문동 꽃말 : 기쁨의 연속 더보기
[詩]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 돌담 이석도 누가 신고했을까? 스텔스기처럼 날아와 치솟는 불길 잡느라 정신없던 꼬리 빨간 소방헬기 산과 들을 누비며 바람 일으켜 불 끄느라 날개 너무 흔들었나 보다. 마른 나무초리 끝에 고이 앉아 숨을 헐떡이면서 혼잣말 중얼거린다. 내 날갯짓에 삼복더위 멀리 날아갔으니 이제 곧 시원한 가을 여기 올 거야. (2023. 8. 24.) 더보기
[詩] 코스모스 코스모스 돌담 이석도 반짝반짝 임 생각에 잠 못 이루고 반짝이는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다짐하더만 말짱 물거품이 되었군요. 한들한들 임 그리움 떨치려 온몸 흔들더니 이내 두 눈 감고 도리도리 고개를 젓고 있네요. 아! 소녀의 첫사랑도 하늘에 올라가 별이 됐나 봐요. (2023. 8. 18.) ☞ 코스모스 꽃말 : 소녀의 순결, 순정 더보기
[詩] 자작나무 자작나무 돌담 이석도 자작자작 자작나무 제 몸을 불태워서 이름 알린대요. 자작자작 자작나무 제 껍질에 자작시 한 수 두 수 시인 되고 싶대요. 자작자작 자작나무 제 행복 나눠주고 싶어 당신을 기다린대요. (2023. 8. 17) ☞ 자작나무 꽃말 : 당신을 기다립니다. 더보기
[詩] 배롱나무 배롱나무 돌담 이석도 얼음마저 땀 흘리는 더위에 입맛 잃은 아이들이 안쓰러웠을까? 밤낮없이 울어대는 매미소리에 잠 못 이루는 노인들이 걱정됐을까? 피고 지고 피고 지고 석 달 열흘 이어서 피는 주름 예쁜 붉은 꽃 초록세상 삼복더위 내내 힘내라 응원하며 행복 뿌린다. (2023. 8. 14.) ☞ 꽃말 : 수다스러움, 웅변, 꿈, 행복 더보기
[詩] 천심 천심(天心) 돌담 이석도 백여 년의 기상관측 역사상 처음으로 남북 관통하면서 남녘땅 곳곳에 큰 생채기만 남긴 채 38선 넘은 태풍 카눈 한 포기의 풀 한 줌의 바람조차 하늘의 뜻이라 하지 않던가. 적화 야욕 숨기고 날아든 홀씨들이 싹 틔운 불그스레한 것들 송두리째 뿌리 뽑아 38선 너머, 돌려주고 싶었나 보다. (2023. 8. 11.) 더보기
[詩] 좁쌀영감 좁쌀영감 돌담 이석도 겨울에는 덥지 않아 좋다 하고 여름엔 얼지 않아서 좋다는 천아 할배 복부 통증 며칠 계속 이어지자 큰맘 먹고 프리미엄 건강검진 예약한다. 날마다 색 바랜 파노라마 펼쳐 보면서 밤잠 설친 지 일주일 건강검진 결과표 꼭 쥔 채 병원 나서며 히죽히죽 중얼 중얼거린다. “헛돈 썼네…” (2023. 8. 6.) 더보기
[詩] 아귀찜 아귀찜 돌담 이석도 못 생겼다고 텀벙! 맛없이 생겼다고 텀벙! 한때는 사람들로부터 버림받았던 물텀벙이 아귀 살려주신 은혜 갚겠다며 나타났다. 온몸에 마늘 향 뿌리고 고추장 찍어 바른 후 콩나물 가마 타고 와서는 제 한 몸 보시하겠단다. (2023. 8. 2.)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