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詩 놀이터 썸네일형 리스트형 [詩] 더 행복한 순간 더 행복한 순간 돌담/이석도 “할아버지, 너무 어려워요.” 문제 풀이 하던 원준이가 좀 도와달라며 산수 문제를 쑥 내밀 때 “외할아버지랑 잘 거야.” 집에 가자는 엄마 손을 뿌리치던 은규가 내 품으로 파고들 때 “할아버지, 뽀뽀 열 번 해 줄게요.” 함께 만든 장난감을 꼭 껴안은 세은이가 두 팔 벌려 내게 달려들 때 앞만 보고 달렸던 시절보다 익어 가는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찾아낸 지금이 훨씬 좋다고 느껴질 때 (2020. 6. 26.) 더보기 [詩] 5월 관악산 5월 관악산 돌담/이석도 인테리어가 싹 바뀌었다. 허허롭기만 하던 裸木들은 가지마다 온갖 연초록빛 나뭇잎들을 달고 여기저기 예쁜 꽃도 꽂았다. 간밤엔 물까지 뿌린 모양이다. 바위와 물길 흔적만 보일 뿐 겨우내 바싹 말라 있던 계곡은 졸졸 앙증맞은 폭포까지 만들어 가재들을 불러 모은다. 공기청정기도 새로 장만했나 보다. 눈앞 뿌옇던 미세먼지 간곳없이 사라진 산속 맑은 공기는 싱싱하고 달콤하다. 5월은 관악산의 신장개업이다. (2020. 5. 10.) 더보기 [詩] 외손주 외손주 돌담/이석도 어제는 네가 나의 장난감 오늘은 내가 너의 장난감 꼭 잡으면 아플 새라 꾹 누르면 터질 새라 금이야 옥이야 했던 어제도 좋았지만 꾸욱 눌리면 답답하면서도 좋고 꼬옥 꼬집히면 아프면서도 좋은 하루가 다른 너를 지켜보는 오늘이 훨 좋구나. 夕陽의 행복 바로 너의 선물이구나. (2020. 6. 15.) 더보기 [詩] 바램 바램 돌담/이석도 비가 내린다. 주룩주룩 뿌려진다. 강원도에 큰 산불이 났던 지난봄 그분께서는 우리 바람을 비로 만들어 숨은 불씨까지 잠재우곤 봄꽃 활짝 피우셨지. 오늘은 우리 간절함 모아 만든 방제약 뿌려 코로나 말끔히 없애시려나 보다. 바이러스 주름진 우리 얼굴에 활짝 웃음꽃 피우시려나 보다. (2020. 6. 10.) 더보기 [詩] 망향 망향(望鄕) 돌담/이석도 경상북도 청도군 매전면 온막리 마을은 텅 비고 밤하늘도 휑하다. 골목마다 넘치던 웃음소리, 총총총 쏟아질 듯 많았던 그 별들 다 어디로 갔을까? 고향 떠나던 날 별 하나 가슴 깊이 숨겼던 나처럼 고향 떠난 이들 저마다 고향 별 하나씩 가슴에 넣어 갔나 보다. (2020. 5. 28.) 더보기 [詩] 기도 기도 돌담/이석도 돌담 아래 올망졸망 금낭화가 연등을 내달았다. 남 아픔은 아랑곳없이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인간들이 제발 어리석음에서 깨어나기를 빌고 자신의 무덤 파는 일인 줄 모르고 함부로 자연을 해치고 있는 인간들이 마지막일지 모를 이번 경고로 잘못을 깨닫길 빌던 금낭화 고개를 저으며 천지신명님께 애원한다. 자연 훼손의 과보 코로나19로부터 인간들을 구출해 주세요. 이번 한 번만 더 (2020. 5. 2.) ☞ 과보(果報) : 인과응보 더보기 [詩] 행복, 이제야 알았다 행복, 이제야 알았다 돌담/이석도 양팔을 벌려도 닿지 않을 만큼 뚝 떨어져 걸어도 앵두처럼 예쁜 입술까지 숨겨야 하는 세상이 되고서야 길을 걷다 낯선 사람과 어깨를 부딪쳐도 하얀 이빨 내보이며 씨익 한번 웃어주면 그만이었던 날들이 행복이었음을. 봄꽃 만발한 4월 하얀 벚꽃 흐드.. 더보기 [詩] 경자년의 봄 庚子年의 봄 돌담/이석도 나라님이 승하하면 한양에서 목포까지 온 나라 온 백성들이 소복을 입고 통곡했다는 이야기 다 들었나 보다. 바다 건너 온 역병에 뚝뚝 민초들의 고개가 꺾이자 진해에서 여의도까지 온 나라 벚나무들은 하얀 소복을 꺼내 입고 참새들은 哭을 멈추지 못한다. (202.. 더보기 이전 1 ··· 16 17 18 19 20 21 22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