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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설움을 비운다

 

설움을 비운다

                    돌담 이석도
 
치과의 문을 열면
임플란트가 기다리고 있고
 
이비인후과에 가면
보청기가 같이 살자며 따라나서고
 
안과에 들어서면
백내장으로부터 협박당하는 낫살
 
친구야!
우리 서러워 말자.
 
하나면 강산도 변한다는 과자
우린 그 과자를 일곱 개나 먹었잖아
 
70년 넘도록
도로 위 달리는 자동차 봤는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금 나이에 가면 호상이라 했다오.
 
그런데도 우리는 오늘
연천 성산의 정상을 밟았잖소.
 
남은 날도 오늘처럼
행복 가꾸다가 하늘에서 부르걸랑
껄껄 웃으면서 우리 함께 떠나세.
 
(2023. 11. 15. 연천 성산 산행...)
 
호상(好喪) : 복을 누리고 산 사람의 상사(喪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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