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돌담 이석도
시인은 탐욕가다.
푸꾸옥 백사장을 쏜살같이
내빼는 손톱만한 아기 게조차
발자국 하나 남기지 않는데
가는 곳마다
발자국을 남기고
머무는 곳마다 빈 소주병 남기더니
흔적없이
사라진 뒤에도 남을
흔적을 만들기 위해 안달이다.
시집(詩集) 하나
묘비 하나로는 부족할까 봐
시비(詩碑)까지 남기고 싶어 한다.
한번
왔다 가면
그만인 것을···
(2023. 11. 7. 푸꾸옥 해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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