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은 있다
돌담/이석도
땀 뻘뻘 흘리며 청계산에 올라
솔향기 그늘에 자리 깔아 놓고 김밥 한 줄 뚝딱
드러누워 살랑살랑 솔바람에 온몸을 맡겼더니
그곳이 바로 천국이더라.
공원 놀이터에서 돌아온 땀내 물씬 나는 손자와
보들보들한 살 꺼칠꺼칠한 살 비비대며
비누칠하고 수돗물을 끼얹었더니
그때도 천국이고
소곤소곤하다 조용해진 외손녀 도닥이면서
머릿속 미세먼지 툴툴 다 털어 내고
눈 감았더니 이때도 천국이더라.
언제 어느 곳에서 들어가든 그때마다 반겨주고
언제 어디서든지 마음대로 나올 수 있어
숨쉬기보다 드나들기 쉬운 그곳
천국은 바로 내 안에 있더라.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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