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피면
돌담/이석도
메밀꽃 피고 지면
울 엄마 서울에 오셨는데…
엄마 따라 새마을호 열차에 오른
배불뚝 보따리 우리집에 들어서면
주방 점령하는 메밀가루는
말랑묵 되어 내 입맛을 훔쳐 가고
거실 차지하는 메밀껍질은
홀쭉한 베개 포동포동 살찌웠는데…
앙증맞은 메밀베개 베고 잠든
증손자 도닥이던 엄마 얼굴에
하얀 메밀꽃 활짝 피었었는데…
몇 해 전 발길 끊으신 울 엄마
모습은 숨긴 채 미소만 보내신다.
여기저기 한강 둔치 메밀밭
올해는 벌써 하얗다.
(2021.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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