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머리
돌담/이석도
아무리 애를 써도
알 수 없는 동물이 사람이라며
절레절레 고개 흔든다.
자식 같다면서 잘 먹이더니
아직 첫돌도 안 됐는데
죽이기는 왜 죽여
먹기 위해 키우고 잡았으면
그냥 먹기나 하지
돈은 무엇이고
절은 또 뭐람
입 · 코 · 귀
구멍마다 퍼런 지폐 꽂은 채
고사상 앉아 절 받던 돼지머리는
인간들이 영 같잖다는 듯
지그시 두 눈 감는다.
(2021.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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