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움이 두려운 날들
돌담/이석도
검정 고무신만 신었던 어릴 적에는
운동화 신은 친구가 너무 부러웠고
영어가 어렵기만 하던 학창 시절엔
미국에서는 거지들도 영어로 말한다는
한 마디에 미국 거지들이 부러워지던데···
부모님들이 피와 희생으로 가꾸고
형님 누님들의 땀과 눈물을 먹고 핀 꽃
세계 10대 경제대국 우리 대한민국이
활짝 피기도 전에 시들고 있다.
몇 해 전까진 분명 잘 달리고 있었던 데다
곧 선진국 된다기에 꿈 이루는 줄 알았건만
팬데믹 태풍에 꽃 그림 가득했던 가림막이
날아가 버리자 실상이 드러났다.
탈 없고 효과 좋은 백신 넘치는 미국에서는
외국인 여행자에까지 좋은 백신 접종하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백신조차 모자라다니···
아내 데리고 미국 여행 가는 친구가 부럽다.
맨해튼 노숙자들까지 부러워질까 두렵다.
(2021. 5.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