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나무
돌담/이석도
해마다 뜨거운 6월이면 네가 내미는
붉은 꽃이 1950년 6월 그날 이리 떼로부터
조국과 부모형제를 지키느라 산화한
이름 모를 장병들의 핏빛이라면
없는 듯이 이는 실바람에도
작은 이파리 파르르 떠는 네 몸짓은
그때, 먼저 가신 그들의 뜻을 받들기는커녕
이리들에게 갖다 바치지 못해 안달이 난
무리들에 대한 노여움일 테고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도
하늘 향해 꼿꼿한 자태는 먼저 간 임들처럼
안달뱅이들까지 싹 쓸어버릴 수만 있다면
죽어 빗자루가 되어도 여한 없다더니
상념에 잠긴 모습이겠구나.
(2021. 6. 25.)
☞ 싸리꽃 꽃말 : 상념, 사색, 생각
'나의 詩 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일체유심조 (0) | 2021.08.18 |
---|---|
[詩] 곡비 2 (0) | 2021.07.30 |
[詩] 천국은 있다 (0) | 2021.06.19 |
[詩] 청보리 익어가는 날 (0) | 2021.06.05 |
[詩] 뱀딸기 (0) | 2021.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