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이 공정을 구축한다
돌담/이석도
지난해엔 1차 지명되었던 고교 투수가 중학 시절 학폭이 드러나 프로 야구단의 지명이 취소되더니 최근엔 쌍둥이 여자 배구 선수가 과거의 학교 폭력이 문제되어 영구 퇴출될 위기에 놓였다. 반면 법복을 벗어 던진 후 여의도 권력을 취했던 자는 고교 시절 자퇴해야만 했을 만큼 큰 학폭을 저질렀음에도 벌을 받기는커녕 법을 집행하는 형조판서가 되고, 한때 그 부처 실장이었던 자는 술 취해 잠든 자신을 깨웠다고 택시 운전자를 폭행했는데도 감옥살이는 고사하고 형조참판 자리로 승진해 앉아 있다.
어디 그뿐이랴.
한 여자 가수는 박사 논문이 표절로 드러나 모든 방송활동에서 하차해야 했다.
그러나 나라님의 마음에 빚을 안긴 추종자는 학위 논문에 표절 논란이 있음에도 사과할 줄 모른 채 떵떵거리며 도승지급 자리와 판서직을 누리고, 지금도 권력의 바다에서 수영하며 즐긴다. 여가수는 표절 논문으로 받은 학위를 가지기만 했을 뿐 아무 데도 써먹지 않았다. 하지만 용상 추종자는 표절 논란 논문이 만든 학위로 최고 대학교의 대제학 자리가 아직도 제 것인 양 여전히 꿰차고 있다.
권력 끈 떨어진 아녀자의 딸이 다니던 대학에서 쫓겨나 중졸 신세로 돌아가는 데 걸린 시간은 판결은 고사하고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빛의 속도였다. 반면 용상 마음에 빚을 남긴 자의 아들딸은 일단락 된 재판에서 입학 범죄가 확인되었다. 그럼에도 입학 취소는커녕 승승장구다.
이게 그들이 말하는 공정인가 보다.
권력이 면죄부인 그들의 세상에선.
(2021. 2. 18.)
☞ 구축(驅逐) : 어떤 세력 따위를 몰아서 쫓아 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