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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우연은 아닐 거야 2022. 3. 10. 목요일 어젯밤은 고무줄이었다. 미리 사전투표를 했던 덕에 낮엔 집사람과 함께 서울 둘레길 1-1코스(수락산)를 걸었다. 7km쯤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를 4시간 동안 쉬엄쉬엄 걸었는데도 집에 돌아왔더니 꽤 피곤해 저녁식사를 마치곤 방송사의 출구조사 발표만 본 후 잠자리에 들 요량으로 TV를 켰다. 19시 30분이 되자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5. 4. 3. 2. 1 화면을 가득 채운 두 후보의 얼굴과 함께 숫자가 떴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TV 3사가 공동으로 한 출구조사란다. 아니! 이럴 수가··· 47.8% : 48.4% 겨우 0.6% 앞선 숫자다. 신뢰 수준이 95%인 걸 고려하면 앞섰다 할 수도 없는 차이였다. 심지어 JTBC의 출구조사는 48.4% : 4.. 더보기
6070의 책무 6070의 책무 돌담/ 이석도 2022. 3. 1. 화요일 3월의 첫날, 삼일절. 103년 전 오늘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두가 태극기를 손에 든 채 거리로 뛰쳐나와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던 날이건만, 103년이 지난 오늘은 그 시절 선조들께서 흘리신 피와 땀으로 비옥해진 나라에서 온갖 문명의 혜택을 다 누리면서도 '善과 惡'은 물론 '옳음과 그름'조차 제대로 구별 못하는 21세 후손들에겐 고개를 들기에 부끄러움이 치솟는 날입니다. ‘혹시…’ 했더니 ‘역시…’였습니다. 오세훈 시장의 중도사퇴로 치러졌던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었던 서울시장 자리를 대표적인 좌편향이었던 박원순에게 양보한 인물답다 싶습니다. 지난 정치역정을 살펴봐도 내 눈에는 철수해야 할 땐 철수하.. 더보기
상선약수 2022. 2. 20. 일요일 하루 10만 명을 훌쩍 넘는 확진자를 사나흘 연속 쏟아내고 있는 국내 코로나 상황. 자칫 3차 세계대전으로까지 갈 수 있다는데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려는 러시아 야욕의 먹구름에 덮인 하늘. 전과 4범의 잡범이 집권여당의 대선후보로 출전해서 그런지 다 드러난 그의 비리와 의혹은 묻어둔 채,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온갖 마타도어와 흑색선전, 가짜 뉴스들이 동원해 상대방을 공격하더니 이런 요설과 궤변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을까? 이제는 TV 史劇에서나 볼 수 있었던, 짚으로 만든 인형을 칼과 창으로 찌르는 등 정적(政敵) 제거의 주술인 '五殺 의식'마저 등장시킨 '21세기 '대한민국'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너무 어수선한 세상이다. 末世다 싶다. 그래서일까? 핸드폰이 시도 때도 .. 더보기
후안무치 2022. 2. 5. 토요일 기원전 2000년경 옛날 중국에 '하나라'에 '계(啓)'라는 임금이 있었는데 그에겐 여럿 아들이 있었단다. 아들 중 맏이인 '태강'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만 즐겼는데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인접국 유 궁극의 왕 후예에게 귀로가 끊여서 결국 쫓겨나 비참하게 죽음을 맞게 되었단다. 이에 다섯 형제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하며 번갈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중 막내가 불렀다고 하는 노래에 巧言如簧(교언 여황)-피리소리처럼 교묘한 말을 하나 顏之厚矣(안지 후이)- 낯이 두껍고 부끄러워진다. 란 가사가 있었다. 이 가사의 '후안(厚顔)'이란 단어가 시경에 전해졌단다. 그리고 이 '후안'이란 단어는 논어 위정 편에 나오는 무치(無恥)와 만나 '후안무치'란 합성어가 된 것으로 알려졌.. 더보기
혹세무민 2022. 2. 1. 음력 정월 초하루, 설날이다. 그런데 해가 바뀌고 2월이 되면 해마다 조금은 황당한 내용의 카톡이 날아들곤 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왔다. 며칠 전까지는 며칠에 한두 개 정도 오더니 오늘은 세 개나 쏟아졌다. 내용은 예년과 비슷하다. 중국 풍수 전문가에 의하면 올 2월은 우리 인생에 다시 오지 않는 행운의 달이란다. 전에도 그랬듯이, 올 2월은 월요일뿐 아니라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 모두가 딱 4번이란다. 그리고 이처럼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두 딱 4번인 경우는 823년에 한 번씩 오는 행운의 달이라며 이 내용을 5명 이상에게 전파해 공유하면 큰 부자가 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해마다 2월이 되면 이런 문자가 나도는 데다 29일까지 있는 윤년이 아닌 평년의 2월.. 더보기
삶의 의미 2021. 12. 15. 수요일 며칠 전이었다. 나와 집사람이 은규를 데리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끝없이 삼국지에 관한 퀴즈를 재촉하는 은규가 귀여우면서도 조금은 성가셔 말꼬리를 돌릴 겸 장난치고 싶은 마음에 말문을 열었다. "은규야, 할아버지가 은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 그러자 은규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하루라도 못 보면 못 살 만큼요." 작년까지만 해도 '하늘만큼 땅만큼'이라 하더니 웬일이야 싶었다. "아닌데···, 할아버지가 코로나 걸렸을 때 할아버지 혼자 병원에 열흘이나 있었잖아." "얼굴은 못 봤지만 매일 화상 통화했잖아요." "그건 그렇지. 그렇지만 은규가 태어나기 전에도 할아버지는 잘 살았는 걸." "그땐 제가 태어나기 전이잖아요. 그리고 원준이 형이 있었고요." "맞아.. 더보기
코(鼻) 수난 시대 2021. 11. 29. 월요일 은규를 등교시킨 후 아침식사를 마치곤 YTN 뉴스를 보고 있었다.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80%에 근접하자 이달 들어 거리두기를 완화하면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작한 탓일까? 며칠 전에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일일 발생수가 4,115명에 이르는 신기록(?)을 세우고, 연일 4,000명 안팎을 오르내리더니 검진수가 대폭 줄어드는 주말인데도, 그저께 토요일엔 3,928명, 일요일이었던 어제도 확진자가 무려 3,309명이란다. 그런데 이건 또 웬 말인가? 설상가상,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오미크론'이란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종이 발견되었는데, 이 '오미크론'의 감역력은 실로 두려움 그 자체란다. 지금 온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델타 변종 바이러스'가 이.. 더보기
코로나 완치 그리고 일주일 2021. 11. 21. 일요일 "미세먼지 109 나쁨, 초미세먼지 78 매우 나쁨" 거실에서 창밖을 살피던 집사람이 전광판에 점멸되고 있는 대기정보를 큰소리로 읽더니 오늘은 공기가 너무 나쁘다면서 오늘 같은 날엔 바깥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쉬는 게 좋겠단다. 집사람의 말에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혼자 떠들어대던 TV에서 들려오는 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120명이라는 속보에 답답해지는 마음도 달랠 겸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배낭을 챙겨 집을 나섰다. 백신 1차 접종률은 82%를 넘었고, 접종 완료율도 80%에 근접하고 있음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어들기는커녕 5일 연속 3,000명을 넘기고 있다니 이러다 새로운 대유행기에 접어드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정부에서 11월부터 시행..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