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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후안무치

2022. 2. 5. 토요일

 

기원전 2000년경 옛날 중국에 '하나라''()'라는 임금이 있었는데 그에겐 여럿 아들이 있었단다. 아들 중 맏이인 '태강'은 정치를 돌보지 않고 사냥만 즐겼는데 하루는 사냥을 나갔다가 인접국 유 궁극의 왕 후예에게 귀로가 끊여서 결국 쫓겨나 비참하게 죽음을 맞게 되었단다. 이에 다섯 형제들은 나라를 망친 형을 원망하며 번갈아가면서 노래를 불렀는데 그중 막내가 불렀다고 하는 노래에

巧言如簧(교언 여황)-피리소리처럼 교묘한 말을 하나

顏之厚矣(안지 후이)- 낯이 두껍고 부끄러워진다.

란 가사가 있었다.

이 가사의 '후안(厚顔)'이란 단어가 시경에 전해졌단다.

그리고 이 '후안'이란 단어는 논어 위정 편에 나오는 무치(無恥)와 만나 '후안무치'란 합성어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전 2000년 전에 생긴 ‘후안무치’

무려 4000여 년이나 흐른 서기 20222월 요즘.

이 사자성어가 딱 어울리면서 궤변의 천재라 할 만한 인물 한 명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나타나시었다.

단군 이래 最高후안무치大家일 성싶은데 하필이면 한 달 후쯤 있을 ‘제20대 대통령 선거 유력한 입후보자로···

이번 제20대 대통령 선거 입후보자 중 유력한 후보자인 이 사람 李○○.

그런데 이 양반은 통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니 어쩔꼬···

초등학교만 나온 뒤 독학으로 공부해 대학에 들어가고 사법고시까지 합격한 걸 보면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인 것은 틀림없다. 그렇지만 그의 자서전과 성장과정 등의 삶을 다룬 책 또는 들려오는 소문들에 따르면 민초 대다수가 보리 고개에 허덕이던 시절조차 그의 집안은 아버지가 대학에 진학할 만큼 꽤 부유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법정대학을 중퇴한 후 경찰, 선생님 등의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이 양반 李○○의 아버지가 노름에 빠져 전 재산을 탕진한 후 온 가족을 데리고 야반도주를 했었다는데 이 양반도 초등학교 졸업 무렵이던 그때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왔단다,

 

그런데 이를 어쩌랴

패가망신해 야반도주할 만큼 노름에 미쳤던 아버지 영향일까?

너무 막 자랐던 청소년기 탓일까?

아니면 천성(天性)일까?

낼모레면 회갑이 되는 의 人性은 개똥 차반이나 다름없고 말과 행동은 거칠면서 가볍다.

지난 지금의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언론에 오르내리는 의혹들을 살펴보면

- 女배우와의 스캔들

- 검사 사칭과 음주 운전 등 네 차례의 전과 의혹

- 친형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다는 의혹

- 지방 자치단체장 시절 지역 내 조폭 조직과 연루되었다는 의혹

- 그의 장남이 불법 도박을 하고 성매매까지 했다는 의혹

- 수십 번의 “쌍 ××”과 여자 성기를 뜻하는 단어를 입에 담으며 칼로 쑤셔버리겠다는 형수 쌍욕.

- 1조 원에 달하는 개발 이익을 의도적으로 민간 개발 知人들이 취하도록 했다는 대장동 개발 의혹.

- 知人들의 민간 개발업자가 수천 억 원의 이익을 취할 수 있도록 을 상향했다는 백현동 개발 의혹.

- 수십 억 원 대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 성남 FC 후원금 의혹 등

많아도 너무 많다. 밑도 끝도 없이 드러난다.

그렇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게' 우리 민족의 人之常情.

지금이라도 자신의 죄를 인정하면서 석고대죄를 한다면 대중들은 모두 용서할 텐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부끄럽고 미안해 고개도 못 들 텐데도 이 양반은 다 해 먹고 싶은지 사과하기는커녕

의혹 모두가 거짓이라며 큰소리를 치며 듣지도 보지도 못한 궤변을 갖다 붙이면서 萬人之上의 자리를 노린다.

가는 곳마다 온갖 거짓말과 궤변을 늘어놓고 있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으며 감옥행을 자초하고 있다. 

 

그런데 또 터졌다. 이번엔 '아내의 갑질'과 '아들의 병역 특혜' 논란이다.

몇 달 전, 공당의 경선에서 대통령 선거 공식 후보자’로 선출된 직후 사퇴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 시절에 있었던 비리들을 7급 공무원이었던 당시 비서 A 씨가 상급자인 5급 공무원인 裵모 씨의 지시를 받아 본인이 직접 저질렀던 비리라며 사진과 녹취록까지 제시해가면서 샅샅이 폭로했는데, 裵모 씨는 후보자 李○○가 변호사이던 시절 경리를 담당하다가 李○○가 2010년 지방자치 단체장이 되자 비서직 7급 공무원으로 특별 채용된 후 5급까지 승진했던 여성이란다.

최근 7급 비서 A 씨가 폭로한 비리를 하나씩 뜯어보면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모두가 광역 지방자치단체장 의 부인을 어떻게 수발했는지 알 수 있는 내용들이었다.

- 우리가 낸 세금(지자체 법인카드)으로 수시로 한우, 초밥 등 먹을거리를 구입해 자택으로 갖다 받쳤단다.

- 심지어 단체장 李○○의 부모 제사상에 오를 배, 사과, 황태포 등 제수품까지 우리가 낸 세금으로 사 보냈단다.

- 단체장 의 부인이 먹을 여성 호르몬 관련 약을 타인 명의로 대리 처방받아 자택으로 배달했단다.

- 의 부인이 병원에 가는 날이면 7급 비서 A 씨 본인이 미리 병원에 도착해서는 코로나 증세 등을 체크하는 문진표를 대리 작성한 다음 출입증을 받아 보관하다가 부인이 도착하면 부인에게 주었는데 이런 일이 적어도 서너 번이란다.

- 단체장 아들이 병원에서 퇴원할 때는 단체장의 신용카드를 가지고 가서 수속을 했단다.

- 명절마다 단체장 의 친인척과 장모 등에 보낼 선물들을 세금(법인카드)으로 구입해 배달했단다.

- 7급 비서 A는 사택 냉장고뿐 아니라 장롱의 속옷까지 정리했는데 그의 업무 중 90% 단체장 부인의 수발이었단다. 

-  후보자 李○○의 아들이 경남 진주시에 있는 공군부대에서 복무하던 중 인사 명령 없이 자택 부근에 위치한 국군 수도병원에 장기 입원하는 특혜를 누렸단다. 일반 사병이 인사 명령 없이 근무지를 벗어난다면 틀림없이 탈영이라 할 텐데···

그들의 갑질과 비리가 많아도 너무 많은데 이것도 빙산의 일각이란다.

지금까지 폭로한 것은 7급 비서 A 씨가 근무했던 8개월 중 며칠 건으로 일부라고 한다.

 

이러한 ‘아내의 갑질등의 비리가 각종 매스컴에 오르내리면서 자신의 지지 세력이 동요하고, 득표에 엄청난 부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오자 다급해진 모양이다. 후보자 ○과 그의 부인 그리고 부인으로부터 받은 지시를 7급 비서 A 씨에게 전달하면서 일거수일투족을 참견한 5급 상급자 裵 씨는 사과(?)를 하면서 입장문을 발표했는데 내용이 참으로 가관이다.

먼저 7급 비서 A에게 지시한 사람으로 알려진 5급 상급자 裵 씨의 입장문이다.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7급 비서 A에게 요구했다. 후보자 를 오래 알았다는 것이 벼슬이라 착각했고,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 상식적인 선을 넘는 요구를 했다. 대리 처방은 내가 늦은 결혼과 임신에 대한 스트레스로 직접 먹을 약이었다.”

다음은 후보자 의 부인이 낸 입장문이다.

“5급 상급자 의 입장문을 보았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있었다. 그동안 고통을 받았을 7급 비서 A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아리다. 모든 것이 저의 불찰,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裵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 그러나 상시 조력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러자 후보자 ○도 다음과 같은 입장문을 냈는데 더 황당하다.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단체장으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

 

소가 웃을 일이다.

裵 씨는 대리 처방받은 약은 자신이 복용할 약이었단다. 그럼 왜 7급 비서 A를 시켜 그 약을 부인의 자택으로 보냈을까? 5급 상급자 는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7급 비서 A에게 시켰단다. 그렇다면 후보자의 부인이 병원에 가는 날과 시간을 어떻게 알고 7급 비서 A에게 미리 가서 문진표를 작성토록 지시했을까? 신내림이라도 했다는 걸까? 또 초밥을 갖다 주라고 했을 때의 문자와 명절 선물을 사라고 했을 때의 문자에 지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문구가 있지 않은가?

후보자 는 이 모두를 자신과 부인의 일이 아닐 뿐 아니라 자신과 부인은 전혀 모르는 일이란다.

비리와 갑질 모두를 ‘직원의 일로 치부하고 있다.

정말 철면피다. 얼굴에 콘크리트라도 잔뜩 바른 모양이다.

그럼, 아침마다 7급 비서 A 씨가 법인카드로 구입해 자택으로 배달한 샌드위치를 먹은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7급 비서 A 씨가 관용차를 타고 가서 아들의 퇴원수속을 밟으면서 병원비 275만 원을 후보자 의 명의로 된 복지카드로 계산했다던데 그럼 이 카드를 7급 비서 A에게 준 사람은 누구란 말인가? 카드 명의자 본인이 주지 않았다면 비서 A 씨가 훔쳐갔다는 말밖에 되지 않을 텐데 그 카드로 입원비 계산 등의 수속으로 퇴원한 사람은 누구의 아들인가?

아내의 갑질이 들통나자 종처럼 부렸던 부하직원을 도둑놈으로 몰아가는 모습이 정말 뻔뻔하고 치사하다.

후보자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마누라와 아들까지···, 온 가족이 탈법과 의혹 또는 비리와 특혜다.

「修身齊家 治國平天下(수신제가 치국평천하)」

"먼저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여 집안을 안정시킨 후에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한다."라 던데···

 

몇 해 전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뉴스가 떠오른다.

그때 지금의 정부는 별이 네 개였던 박◇◇ 육군 대장과 그의 부인이 자신의 관사에 파견된 공관병에게 갑질을 했다는 이유로 불명예제대시킨 후 형사책임까지 물어 재판에 넘겼다. 많은 국민들은 놀랐다.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는 에서 장군 등 지휘관 관사에의 공관병 파견은 관행일 뿐 아니라 적법하기에 불명예제대와 형사책임은 부당하다 여겼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다불명예제대 후 다행히 모든 의혹이 무혐의로 밝혀졌지만

이처럼 지나치게 법을 적용했던 정부가 제 편에겐 무딘 모양이다.

지자체 단체장의 부인이 공무원으로부터 수발받을 법적 근거는 전혀 없다.

달리 말하면 공식 행사가 아닌 한 공무원이 단체장의 부인을 수발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자 의 부인이 직원들에게 한우, 초밥, 샌드위치 등의 먹거리를 요구하고, 병원 방문 시엔 의전을 요구하고. 그리고 아들의 퇴원수속 등을 요구했음에도 처벌은커녕 아무런 탈이 없다. 더구나 이런 요구들에 지출된 비용은, 야근 직원들의 야식비 등 공식적인 행사 등에만 사용해야 하는 우리 세금(지자체 법인카드)이 이용되었음에도 위법을 조사하고 불법을 엄단해야 할 관계당국은 미적미적 아직 조용하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얼굴 두껍기가 핵 방공호만큼 두껍고, 부끄러움 모르기는 마치 능구렁이 같은 후보자 는 오늘도 39일 있을 선거에서 자신을 선택할 표심을 찾아 전국을 누빈다. 전국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7급 비서 A의 폭로'와 '아들의 병역 특혜'는 가짜 뉴스라 우기면서 자신만이 우리 대한민국을 끌고 갈 적임자라며 허풍을 떤다. 박수소리가 들린다.

이 궤변에 홀려 열광하는 일부 지역 주민과 일부 새대 젊은이들이 적지 않아 걱정되고 두렵다.

 

혹시라도···

이처럼 얼굴 두껍고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는 

후안무치 大家가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나라님 될까 두려워

오늘 밤 나는 악몽에 시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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