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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나의 詩공부


(박동규 교수님께서 열강하시는 모습)



벌써 6개월이 넘었다.

그런데 하면 할 수록 어렵다.

괜히 시작했나 싶기도 하다. 

그러나 기왕에 시작했으니 여기서 멈출 수는 없다.

初心으로 더 노력해야 하는데….

2012년부터 블로그를 쓰면서 블로그를 조금은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에 수필 공부를 시작했었고,

블로그와 수필을 쓰다보니 때로는 좀 더 짧은 글로 내 마음을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하지만 詩는 단 한번도 써 본적이 없을 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선물 받은 詩集이 여러 권 있음에도 거의 읽지도 않은데다 최근의 詩들을 보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많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으니 어찌 쉬우랴. 또한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면 워낙 理性的인 삶을 살았는데다, 詩 쓰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感性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잘 알았기에 詩作을 못하는 게 당연하다 싶었다. 오히려 詩 쓴다는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조차 있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지난해 가을 TV에서 한 뉴스를 보는 순간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북 칠곡군이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각 마을회관에서 한글교육을 실시했는데, 이 한글교육에서 까막눈이었던 7,80대의 칠곡 할머니들이 한글을 깨우치고는 2015년에 「詩가 뭐고?」란 詩集에 이어 작년에는「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란 詩集까지 냈다는 가슴 뭉클한 뉴스였다.

그러던 차에 집사람이 두 권의 시집을 가져왔다.

100세 詩人으로도 유명한 일본의 시바타 도요 女士의 詩集「100세 살아가는 힘」,「약해지지 마」였다.

칠곡 할머니들의 詩가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고 읽노라면 가슴이 따뜻해져 좋았는데 시바카 도요의 詩도 그랬다.

마침내 지난 10월 서초문화원에 등록했다.

그때부터 朴木月 詩人의 장남이신 八旬의 박동규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님께서 맡고 계신 『심상문학강좌(시 창작)』에서 詩를 공부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마다 2시간의 수업시간 중 교수님께서 30분 정도 詩論을 강의하시고는 우리 수강생들이 당일 제출한 詩에 대해 잘된 표현, 어색한 표현 등등을 아주 세세히 評하신다. 수강생이야 30 명도 넘지만 수업 중 다루는 작품은 기껏 18편 내외이기에 일찍 출석해 작품을 제출하는 부지런한 수강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난생 처음 詩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인데도 참 잘 되는 것 같았다.

생각보다 쉬운 것 같았다.

하루에 몇 편씩 쓰기도 했다.

내가 제법 잘 쓰는 것 같았다.

때론 아주 그럴듯한 詩인 것도 있었다.

수요일마다 작품을 제출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내가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다.

짧게 쓴다고 다 詩가 되는 건 아니었다. 

하긴, 박동규 교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예술을 한다는 것은 영혼의 먼지를 털어내는 것이고, 詩는 숨어있는 본질을 드러나게 하는 것이다."라니….

어찌 쉬우랴.

교수님의 비평은 혹독했다.

때론 작은 칭찬이 따르기도 했지만….

내가 잘 쓴 詩라고 생각되는 작품의 평은 오히려 더 비참했다.

등단한 詩人이자 일간지에 詩評을 쓰고 포항에서 고교 국어교사로 있는 고향 후배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와 메일로 내가 쓴 詩를 주고 받으며 과외공부까지 한 셈이다.

교보문고에 가서 700페이지나 되는「詩 창작 수업」이란 책을 사다 읽으면서 공부도 했다.

詩를 좋아하는 친구의 추천으로 김사인 詩人의 「詩를 어루만지다」를 사다 읽기도 했다.

그러나 나의 발전은 별반 없는 듯…

고향 후배만 귀찮게 하는 것 같았다.

고교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였다. 내 고민을 한참 동안 듣고 있던 한 친구, 자기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단다.

해양수산부 부이사관으로 퇴직했으면서도 등단한 지 10년이 넘고 詩集을 두 권이나 낸 詩人이다.

이렇게 고마울 수가…

우선은 자기가 구성과 표현 등을 봐 줄테니 열심히 써서 보내달라면서 메일주소를 적어주었다.

그러다가 좀 나아졌다 싶으면 자신이 공부하는 詩 공부 스타디 모임에 들어오란다.

일주일에 몇 번씩은 주고 받는 친구와의 이메일

자신의 自作詩와 함께 보내오는 친구의 칭찬과 응원 그리고 지적들이 하루 하루 쌓이고…. 

쓰고 고치고, 또 고치고…

관찰하고, 다른 시작으로 바라보다가 알맞은 詩語나 표현을 맞닥뜨릴 때의 희열이 얼마나 대단한데….

게다가 고칠 때마다 집사람과 함께 읽고 읽노라면 부부애도 쌓이니 一石二鳥, 고스톱이라면 일타이피가 아닌가.

돌아서다 다시 보면 또 고칠 게 나오지만, 한 편의 詩가 완성되어 과정마다 내게 많은 행복을 남긴다.

훗날 내 외손주들이 "이 詩는 우리 외할아버지가 쓰신 거야." 라고 자랑할 수 있는 詩,

읽노라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다운 詩 한 편만이라도 남길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詩다운 詩'

언제가는 쓸 수 있으라라 믿으며 오늘도 정진한다.

그 한 편의 詩를 위해 쏟는 내 노력은 오롯이 나의 행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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