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는 봄의 기쁨
-이석도-
마파람 따라 꽃씨 물고
어제 왔던
봄
오늘은
나비바람에 휘날리는 꽃눈개비
꽃잎마다 억지 몸 실어 떠나고 있다.
꽃상여 타고 가신 내 어머니처럼
한바탕 끝나버린 봄꿈처럼
덧없는 生이라며
한숨짓던
봄
내일은
꽃잎 떠난 자리에 맺힐 열매 상상하며 미소 짓겠다.
새봄 기다리며 五色 미소 짓는 나뭇잎처럼
떨어지는 꽃잎 타고 나풀나풀 춤추겠다.
손주 바라보며 어깨 들썩이는 아내처럼.
(2017.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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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파람: 뱃사람들의 은어로 남풍(南風)을 이르는 말.
※ 나비바람: 나비 날갯짓처럼 약한 바람 의미로 쓴 화자의 조어
※ 꽃눈개비: 눈이 내리는 것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꽃잎.
☞詩作노트 : 핀 지 며칠도 안 되어 떨어지는 꽃잎을 바라보면서
꽃잎이 떨어진 뒤에야 열매가 맺히니 금방 지나가는
봄이 속절없어 보이지만 결실의 시작인 기쁨도 있다
(춘천 라데나CC의 봄들 / 2017.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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