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이석도-
현관에 나란히 놓인 신발 세 켤레
아내 신발과 내 구두 사이 외손자 운동화
인형 발처럼 작더니 어느새 훌쩍 커졌다.
그 옛날 내 외갓집 사랑방 댓돌 위에도
사랑꽃 피우던 신발 나란히 있었지
외할아버지의 하얀 고무신
그리고 내 검정 고무신.
외손자 신발이 내 구두만큼 커지면
그 신발 옆에는 다른 앙증맞은 신발
놓여 있겠지
나란히.
째깍째깍
시계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2016.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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