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광주시 시내에 살고 계시는 내 외손주 원준이와 세은이의 할아버지와 할머니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셨지만 젊을 때 상경했다가 오래 전 경기도 광주를 제2의 고향으로 삼아 뿌리를 내리셨다.
슬하에 1남 2녀를 두었는데 모두 결혼을 했다.
가운데인 아들은 내 딸과 결혼해 1남 1녀를 낳아 우리 집 이웃에 살고 있지만, 결혼한 두 딸은 모두 1남 1녀씩을 낳아 친정 주변에 살고 있으니, 3명의 손자와 3명의 손녀를 둔 참으로 多福하기 그지없는 분들이다.
그런데도 두 분 다 얼마나 부지런하시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살고 계신지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바깥사돈은 70을 목전에 둔 연세인데도 여전히 남다른 삶을 살고 계신다.
여기저기서 나오는 임대료만으로도 충분히 여생을 즐길 수 있는 우리 사돈.
6,7년 전 광주시 건업리에 있는 임야 6천평을 매입해 수천 그루의 뽕나무를 심고, 황토방을 갖춘 큼직한 농막까지 지어 오디농장을 조성할 때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게다가 매년 수입보다 더 많은 자금의 투입과 고생을 자청하면서도 뽕나무에 화학비료와 농약의 살포는 마다하고 EM발효액 등 유기농법만을 고집하시는 것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게다가 오디가 다 끝나면 그 뽕잎으로 누에를 쳐서 누엣가루 등 건강식품까지 생산하는 걸 보면 고생을 즐기시는 것 같다.
오디가 한창 나오던 때 농장에 갔던 나는 사돈에게 이제 고생 그만하시라고 권하자 사돈은 웃으며 말했다.
"이 나이에 집에 가만히 있으면 뭐하겠어요. 기껏해야 부동산 사무실에 나가 고스톱을 치고, 술이나 마실 텐데. 그것 보다는 땀을 쫙 흘리고나서 막걸리 한잔을 마시면 얼마나 좋은데요."
농장 입구에 있는 넓다란 밭에는 유기농으로 갖가지 채소를 농사지어 아들딸 가족들은 물론 많은 이웃들과 나눠 먹을 만큼 넉넉한 인심을 가지셨고, 입담이랑 흥과 친화력이 얼마나 좋으지 많은 계모임에서 인기가 짱이시단다.
이처럼 바쁘신 사돈이지만 한 달에 한두 번은 양재동으로 오신다.
원준이와 세은이가 엄마아빠를 따라 한 달에 두세 번을 광주로 찾아뵙지만, 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주시기엔 이걸로는 모자라서 한두 번은 아들의 집을 찾아와 손주들과 함께 놀아주며 실컷 사랑을 나눠주신다.
오실 때는 꼭 농장에서 전혀 농약을 치지 않고 농사지은 갖가지 유기농 채소로 만든 반찬이랑 갖가지 채소는 기본이며, 농장에서 키운 닭이 낳은 유기농 유정란, 때로는 강황가루, 뽕잎가루, 오디즙, 오디식초, 누엣가루환 등 몸에 좋은 게 있을 때마다 바리바리 차에 싣고 오신다. 원준이네와 우리 부부 먹으라고….
이런 에너지와 부지런함의 福일까?
넉넉한 인심의 福일까?
올 11월 11일에 개통된다는
제2 영동고속도로의 동광주IC가 사돈의 농장에서 불과 3백여 미터밖에 안 떨어진 곳에 생겼다.
기회만 있으면 농민학교 등에서 농사교육을 받거나, 수시로 계모임에서 여행을 가시는 우리 사돈.
바깥사돈이 이번에는 아주 특별한 교육을 받으셨다.
산림청에서 주관하는 굴삭기 운전교육이었다.
강원도에 있는 산림청 연수원에 들어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의 3주 동안 합숙을 하며 굴삭기 운전을 배우시겠다기에 "낼모레면 칠순이신데 굴삭기 배워 뭐하시게요. 힘만 드실텐데… " 하고 말렸으나 오디농장과 임야 개발에 필요할 것 같다며 교육에 들어가시더니 마침내 굴삭기 기사 자격증까지 땄다..
교육 중에도 교육이 없는 주말에는 광주에 와서 풍물놀이 연습을 해 며칠 전의 광주시 지역행사에 출연했다.
참 대단하다.
본받을 만한 삶이다.
우리 원준이랑 세은이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부지런함과 열정을 물려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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