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감기를 심하게 앓던 은규가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간 날.
같은 날 오후, 경기도 광주에서는 아주 뜻 깊은 행사가 열렸다.
바로 우리 광주 사돈 내외분이 함께 「광주 클린농업인 대학」에서
일년 동안의 공부를 마치고 졸업하는 날이었다.
원준이 가족은 모두가 축하 꽃다발을 들고 광주로 갔지만
우리 부부는 은규의 병원행을 뒷바라지하느라 마음만 보내야 했다.
건물 임대료만 가지고도 실컷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사돈.
그런데 60대 중반에 들어서 수천 평의 야산을 사서 오디 뽕나무를 심고
매월 들어오는 월세를 몽땅 투자하면서까지 산지를 개발하는 고집을
처음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만 나면, 아니 봄부터는 꼭두새벽부터 산밭에 올라가 온갖 일에
매달리는 모습을 볼 때는 더더욱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몇 년이 흐른 지금,
멋진 오디 농장이 된 산을 보고, 바로 인근에 제2 영동고속도로 동여주IC 등의
공사가 진행되고, 주위가 개발되는 모습을 보면서 사돈의 선경지명이 놀랍다.
수천 주의 뽕나무가 자라는 오디농장의 빈터 곳곳엔 갖가지 과일나무를 심고,
봄이면 가자가지의 야채와 채소를 다 심는다.
그러고는 가족들과 이웃들과 나눠먹어야 한다며,
내 자식, 내 이웃들이 먹는 채소는 농약을 치지 않아야 한다더니……,
이를 실행하기 위해 내외분이 함께 농업인학교에서 공부한 모양이다.
늘 보던 책도 눈이 침침하다며 멀리 하는 때가 60대인데…
60 중반의 나이에 주경야독을 했다니, 그것도 일년씩이나….
대단한 우리 사돈이다.
존경스럽다.
우리 원준이도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무척 부지런할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자이니까.
자랑스러운 우리 광주사돈, 화이팅!
『광주클린농업인대학』 졸업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