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의 화창한 일요일.
정토회의 천일결사 입제식 행사가 경북 김천체육관에서 열리는 날이다.
선발대로 출발하는 집사람을 새벽 3시반에 서울 정토회로 데려다 주고는
못다 잔 잠을 마저 자고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먹는다.
원준이가 아빠를 따라 경기도 광주의 할아버지 오디농장에 간단다.
사돈이 지난 연말 임야인 농장의 일부를 형질변경 승인을 받아
한 달째 포크레인을 불러 산을 깍고, 평탄작업을 한다던데….
혼자 조용히 하루 쉬는 것도 좋지만,
일 많은 사돈을 하루쯤 돕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사위를 따라 나섰다.
지난 가을에 갔으니 족히 6개월은 된 것 같다.
9시를 좀 지나 도착했는데, 벌써 두 사위를 불러 일하던 사돈이 무척 반긴다.
한 달동안 산을 많이 깍았다.
언덕위 평평해진 넓은 땅에는 집을 지었으면 참 좋겠다.
사돈은 아들인 원준이 아빠에게는 할 일을 지시하지만
나에게 할 일이 없다며 원준이만 보고 있으란다.
좀 있으니 상계동에 사는 사돈의 동생분이 왔다.
또 조금 있으니 사부인이 두 딸과 외손자, 외손녀까지 데리고 도착했다.
원준이는 고종사촌인 형아들이 왔다며 좋아라 어울리고…
마침내 사돈도 아들과 두 사위를 데리고 하던 오전 일을 끝냈다.
원준이 아빠가 평평한 땅에 합판을 깔고, 땅을 판 다음 불을 피운다.
동진(원준이 아빠)이가 돼지고기를 굽고, 사부인은 챙겨온 먹거리를 꺼낸다.
주민이 키우던 4개월된 어린 돼지를 도축한 거란다.
그러는 사이 보이지 않던 사돈은 가까이 지내는 노(老)부부를 모셔온다.
80을 넘기신 연세인데도 사돈과 호형호제 하면서 술도 잘 드신다.
새끼 도야지라 그런지?
야외에서 불을 피워 구워서 그런지?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돼지고기가 여간 맛나지 않다.
소주 맥주 막걸리를 주거니 받거니 덩달아 술맛까지 좋아진다.
사부인이 집에서 준비해 온 반찬만해도 진수성찬인데
갓 뜯은 냉이와 달래를 넣어 바로 끓인 된장국과 모락모락 김이 피어 오르는 밥은 일미(逸味)다.
집에서 밥 먹을 때는 가끔 밥을 잘 먹지 않아 애를 태우던 원준이도 잘 먹는다.
형아들과 서로 잘 먹는다며 경쟁하느라 오히려 천천히 먹어라고 달랜다.
푸짐하고 맛난 점심 겸 술자리가 끝나자,
사돈은 오늘 일은 여기서 끝이란다.
일 도우러 왔다가 삽질 한 번 하지 않았는데….
사돈 내외 두 분,
큰딸 가족 3명,
작은 딸 가족 4명,
아들 가족 2명(내 사위와 손자)
노부부. 동생 그리고 나까지 15명이나 먹었으니 작은 잔치다.
이렇게 가정을 화목하게 이끌고,
동기들간의 우애가 깊고,
언제나 많은 이웃들과도 형제처럼 잘 지내는
사돈 내외가 존경스럽고,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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