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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사돈들

일 년 만의 사돈 모임

2022. 11. 27. 일요일

만 1년 만의 모임이다.

2007년 4월에 쌍둥이 작은딸이 결혼하면서 인연 된 경기도 광주 사돈.

2010년 4월에 쌍둥이 큰딸이 결혼한 덕에 맺어진 인연의 중곡동 사돈.

두 사돈들을 자주 만날 방법을 찾던 중 광주 사돈의 제안으로 2010년 가을 무렵 시작된 사돈 모임이다.

광주 사돈께서 경기도 광주의 한 임야에 농장을 운영하고 계신 덕에 광주 사돈 부부, 중곡동 사돈 부부 그리고 우리 부부가 일 년에 적어도 서너 번씩은 농장에서 만나거나 아니면 청계산, 남한산성 등의 등산으로 재미나게 지내고 있었다. 나에겐 두 분 모두가 내 딸의 시부모님이신 사돈이지만, 중곡동 사돈과 광주 사돈의 사이는 '사돈의 사돈'으로 며느리의 친정인 우리 집안에 대사(大事)가 일어나지 않는 한 서로 만나는 것조차 쉽지 않은 관계임에도 세 부부가 자주 만나 때로는 형제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잘 지내는 덕에 우리에게 멋진 추억으로 남을 행운이 찾아왔다. 2013년 9월엔 우리들 세 부부가 EBS TV의 「생활의 비법」이란 프로그램에 '사돈 삼총사'란 부제(副題)로 40분이나 출연한 것이다.

 

TV 출연은 윤활유였다.

우리 세 부부는 해외여행을 염두에 두고 매월 적잖은 회비를 적립하는 등 더 끈끈하게 지냈다.

손주들을 동반한 매년 서너 차례의 만남은 기본이고 보길도, 사량도 등 2박 3일씩의 남도여행도 다녀오곤 했다.

그런데···
어떤 악마가 시기라도 한 걸까?

2020년 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 팬데믹에 모든 것이 스톱되었다.

간간히 안부전화 전화를 주고받으면서 어쩌다 아들 집에 들르실 때 잠시 뵙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코로나가  조금은 수그러들었던 2021년 10월 말, 기회다 싶어 세 쌍의 부부가 손주 셋을 데리고 팔당댐 주변의 맛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나 이튿날 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는 바람에 난리가 나고 다음 모임은 절로 순연 또 순연···.

쉴 줄 모르는 세월은 겨울, 봄, 여름을 지나 다시 가을 그리고 사흘 후면 한 장의 달력만 남는 만추(晩秋).

더 추워지기 전에, 아니 2022년이 다 가기 전에 모임 한 번 갖기로 의견이 일치되었다.

토요일은 세은이의 콩쿠르대회 참가 때문에 아니 되어 일요일로 정할 수밖에···

집사람이 일요일마다 손주들 셋 모두를 안양시에 있는 '한마음선원 어린이 법당'에 데리고 다닌다는 걸 잘 알고 계시는 사돈들은 모임 장소를 우리에게 맡기신 덕에 집사람이 한마음선원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의왕 백운호수의 호숫가에 있다는 '장어의 전설'로 정하고 예약까지 마쳤단다. 

 

손주들은 한마음선원에 들어서자마자 탑돌이를 한 다음

대행스님 동상 앞에서 예를 올린 후 어린이 법당으로 들어갔다.

 

먼저 도착해 기다리시던 광주 사돈 부부, 중곡동 사돈 부부와 함께

의왕 백운호수의 호숫가에 위치한 '장어의 전설'에서 맛난 민물장어를 먹을 때 손주 이야기로

피기 시작한 행복의 꽃은 몇 해 전에 다녀왔던 보길도 여행, 사량도 여행의 추억으로 이어지더니

몇 달 전에 9인승 카니발을 주문한 중곡동 바깥사돈께서 꽃피는 봄에 신차가 출고된다고 하자

집사람과 두 사부인들은 곧바로 내년 봄의 국내여행으로 의기투합했다.

그러곤 마치 9인승 카니발 새 차에 몸을 실은 듯 즐거워할 만큼

더없이 화기애애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장어와 전복으로 배를 채웠으니 백운호수 한 바퀴
광주 바깥사돈은 친손주 원준이랑 세은이와 찰깍!
중곡동 바깥사돈도 친손주 은규랑 찰깍
다음은 내가 외손주, 원준, 은규, 세은이랑 찰깍!

호숫가 카페에서도 도란도란 이야기가 이어지고 이어서 은규와 원준이의 장기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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