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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동체 일심동행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5)

2021. 6. 12. 토요일

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서울 둘레길을 걷기로 한 날.

주로 첫째 주말에 걸었지만 이번 6월은 AZ백신 접종 때문에 일주일 늦추었던 것이다.

집사람이 준비한 생오이와 견과류를 배낭에 넣은 다음 냉장고에 넣어 두었던 생수를 챙겨 집사람과 함께 집을 나섰다.

날씨보다 기분이 좋았다. 지난 5월에 안양천 코스인 6-2 구간(구일역→가양역)을 걸었을 때는 큰고모댁의 고종사촌 누나와 셋째고모댁의 고종사촌 여동생이 응원차 함께 걸어 좋은 추억을 쌓았었는데 오늘은 지난번 함께했던 누나와 동생뿐 아니라 명륜동 둘째고모댁의 고종사촌 여동생도 함께 걷기로 했으니 발걸음이 두 배로 더 가벼워질 것 같았다.

'네 분의 고모들로부터 나보다 더 많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은 친정 조카는 없는데···'

'고모들의 돌봄과 은혜가 없었다면 은행에 들어갈 수나 있었을까?'

'은행에 들어가지 못했다면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중 지하철 9호선 가양역

그리고 3번 출구.  

약속시간 10시를 10분이나 남겨두고 모두 도착

Let's go!

 

가양대교 입구의 서울 둘레길 스탬프 부스에서 스탬프를 찍는 집사람과 동생들

 

차로만 건넜던 가양대교를 오늘은 두 발로···

 

온몸이 시원토록 확 트인 한강을 배경으로 한 컷

 

난지 한강 생태공원을 둘러보면서 걸은 다음

 

노을공원 중턱으로

 

노을공원 중턱 길 곳곳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내 고향집 마당 한 편에도 이맘때면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나무가 있는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해마다 이맘때쯤 엄마가 보내주신 택배 상자를 열면 한쪽에는 어김없이 

투명하리만치 빨갛게 잘 익은 보리수들이 들어 있었는데····, 새콤달콤 일품이었는데····

빈집이 된 고향집, 고향집의 보리수도 지금쯤 빨갛게 익어갈 텐데····

나에게는 빨갛게 익어가는 보리수 한 알 한 알 모두가

엄마의 얼굴처럼 엄마의 사랑처럼 보였다. 

 

집사람과 누이들은 빨간 보리수를 따느라 잠시 즐거움에 빠지고····

 

메타세쿼이아 길 초입에서 잠시

 

부산 고모집 누나, 동창 고모집의 종숙, 서마리 고모집의 진희 그리고 집사람과 나

 

 

우리를 반기기 위해 도열한 듯 보기만 해도 상쾌해지는 메타세쿼이아 길
상암 월드컵 축구장
불광천

너무 짧은 거리였을까?

너무 짧은 시간이었을까?

3시간 동안 8km를 걸었는데도 누나와 동생들이랑 집사람은 힘들어하기는커녕

걸었던 만큼 더 걸어도 끄떡 없을 듯 함께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한 모습이었다. 

메타세쿼이아 길 등 걷는 곳마다 분위기도 별미

증산역에 도착해 먹은 만두전골도 별미

오늘의 막내가 산 커피도 별미

모두 일어설 줄 몰랐으니

별미+별미+별미=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