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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심동체 일심동행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9)-완주하다 2022. 10. 8. 토요일 조금은 쌀쌀했지만 파란 하늘의 기막힌 날씨였다. 그런데도 컨디션이 별로라며 집사람은 두툼한 등산복을 챙겨 입었다. 신분당선 지하철을 탄 다음 양재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했더니 채 20분도 걸리지 않아 도착한 수서역. 오늘은 약 157km의 서울 둘레길 완주의 마지막 코스, 수서역→ 대모산→구룡산→양재 시민의 숲까지 걷는 날. 지난달 코스를 마친 후 식사하면서 마지막 코스는 10월 첫째 토요일인 3일에 걷기로 했지만 하필이면 내가 갑자기 같은 날 친구들과 축령산으로 1박 2일의 산행을 떠나게 되는 바람에 일주일을 연기해 오늘 걷는 것이다. 지난밤을 산행의 설렘으로 설친 탓일까? 아니면 마지막 코스란 섭섭함 때문일까? 집사람이 평소보다 지쳐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대모..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8) 2022. 9. 12. 월요일 추석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 거실로 나오니 새벽이 상큼하게 밝고 있었다. 두 분의 고모님과 논현동 사모님 등 찾아뵙고 인사드릴 곳은 어제까지 다 다녀온 덕에 오늘은 온전한 공일이 된 데다 9박 10일의 지중해 크루즈 여행을 떠났던 은규네가 귀국하는 날이다 생각하니 활기와 행복감이 배가 되는 느낌이었다. 이를 느꼈을까? 싱크대 문을 여닫으며 주방에서 열심히 뭔가를 챙기고 있던 집사람이 나를 쳐다보면서 말을 꺼냈다. "은규 오는 날이 되니까 그저 싱글벙글하네요. 손자가 그렇게 좋을까? 손자만큼만 나도 사랑 좀 해보소." "그럼, 추석에도 못 본 놈인데···. 당신도 원준이나 은규, 세은이만큼 내 사랑 받고 싶으면 다음 생에 내 손주로 태어나슈." "그건 그렇고, 오늘 둘레길 걷기..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7) 2022. 8. 6. 토요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어 망설이는 나와 달리 집사람은 서둘렀다. 포카리 스위트와 생수 등 마실 것만 챙기는 나와 달리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집사람은 그 바쁜 와중에 과일은 있어야 된다며 기어코 사과와 자두를 씻어 내 배낭에 쑤셔 넣고 만다. 거실 창문을 열고 하늘을 살펴보니 옅은 구름이 많았지만 비는 쉽게 내리지 않을 듯 보이긴 했다. 하지만 알 수 없는 게 여름 날씨다 싶어 비옷 2벌과 우산 2개를 배낭에 챙겨 넣고 집을 나섰다. 오늘은 집사람과 함께 서울둘레길 걷는 날. 총 19개 구간으로 나누어 걷고 있는데 오늘은 17번째 코스로 오늘 걸으면 완주까지 두 개의 구간만 남는 셈이다. 일주일이 넘도록 지속된 열대야 탓인지 눈뜰 때부터 피로가 싹 가시지는 않은 듯했지만 오늘 ..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6) 2022. 7. 2. 토요일 함께 잔 은규가 깰 세라 살금살금 거실로 나왔더니 주방에 집사람이 있었다. 사과와 자두, 떡 등의 먹거리와 밤새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생수, 포카리 스위트 등의 음료수를 챙기면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느라 벌써 바빴다. 집사람이 준비한 먹거리와 음료수 등을 배낭에 챙겨 넣은 후 아침 식사를 하고 있을 때 은규 어미가 들어왔다. 엄마와 아빠는 6시 30분쯤 집을 나선다고 했더니 혼자 남게 된 은규 옆에서 더 자려고 온 것이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시곗바늘이 7시를 가리킬 때야 집을 나섰다. 집사람과 함께 서울둘레길을 걷기로 한 날이다. 지금까지는 둘레길 걷는 날엔 8시쯤 집을 나섰다. 그러나 오늘 낮 최고기온이 35 ºC까지 오른다는 일기예보를 본 집사람이 더위를 피해 두어 시간 ..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5) 2022. 6. 1. 수요일 서울시장, 도지사, 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시의원 군의원 등 지방의회 의원을 선출하는 임시 공휴일이지만 미리 사전 투표를 했던 터라 마음이 느긋한 아침이었다. 게다가 약속 장소인 사가정역으로 가려면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신분당선 지하철을 탄 후 양재역에서 3호선으로 환승한 다음 또다시 고속터미널역에서 7호선 지하철로 환승해야 했었지만 그저께였던 5월 28일, 신분당선 종점이 강남역에서 신사역까지로 연장 개통된 덕분에 신분당선을 탔다가 논현역에서 곧장 7호선으로 갈아타면 된다 생각하니 몸마저 느긋해진 날이다. 집사람과 함께 서울둘레길을 걷기로 한 날이다. 지난 5월의 둘레길을 화랑대역에서 시작해 사가정역까지 걸었으니 오늘은 사가정역에서 시작해 용마산과 아차산을 거쳐 광나루역..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4) 2022. 5. 5. 목요일 "아! 잘 잤다." 은규가 두 팔을 번쩍 들어 기지개를 켜면서 거실로 나왔다. 배낭 챙기던 손을 멈추고는 은규에게 다가가 꼭 껴안으면서 말했다. "은규야! 어린이날 축하해." "네, 할아버지. 그런데 오늘은 특별한 어린이날이에요." "특별한 어린이날이라니···, 왜? 은규가 3학년이라서···" "할아버지 몰라요? 방정환 선생님이 1922년에 어린이날을 만들었으니 100번째 어린이날이죠." "오! 그렇구나. 잘 됐네. 오늘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중곡동 할머니 할아버지를 만나 함께 서울둘레길 걷는 거 알지? 오늘 코스에 망우공원이 있는데 그곳에 방정환 선생님 묘가 있단다. 어린이날이니까 거기도 들러야겠다. 은규도 같이 갈래?" "아뇨, 아빠랑 엄마랑 있을래요." "그래, 알았어. ..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3) 2022. 4. 2. 토요일 요즘 들어서는 집사람이 더 적극적이다. 60만 명을 훌쩍 넘어섰던 코로나 확진자의 수가 며칠 동안 오르락내리락하더니 오늘은 26만 명 정도로 전날에 비해 2만 명쯤 줄었단다. 그러곤 오늘은 날씨도 딱 좋다며 집사람은 아침식사를 마치자마자 몇 가지의 과일과 커피, 생수 등을 챙기는 등 부지런을 떨었지만 올해 들어 부쩍 건강해진 모습이라 보고 있는 내 기분마저 좋았다. 내가 인터넷 아웃도어에서 사 준 트레킹화가 가볍고 편해 좋다며 끈을 졸라맸다. 오늘은 서울 둘레길, 당고개역 - 화랑대역 코스를 걷기로 한 날. 새 신을 신고 뛰어보자 폴짝··· 신분당선 시민의 숲역으로··· 조금씩 완화되고 있는 거리두기 덕인지, 오랜 제한 조치에 지친 나머지 좀 무관심해진 탓인지 알 순 없었지만.. 더보기
아내와 함께 걷는 서울둘레길(12) 2022. 3. 9. 수요일 최저 영상 2˚C 최고 영상 15˚C 그저께까지만 해도 영하권에 머물던 날씨였는데··· '대통령 선거'로 생긴 임시 공휴일이지만 사전투표를 한 덕분에 오롯이 즐길 수 있어 좋은데 날씨도 부조를 했다. 온갖 유언비어와 마타도어, 가짜 뉴스들이 들끓었던 유세 끝의 투표일이라 집에 있어봐야 하루 종일 유튜브 방송을 귀에 꽂은 채 전국 투표율이나 들으며 지낼 것 같은 데다 코로나 확진자의 수가 오늘은 35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방송이 종일 머리를 지끈거리게 만들 것 같아서 서울 둘레길이나 걸을 요량으로 집사람과 함께 배낭을 챙겨 매고 집을 나섰다. 지난 2월에 북한산 코스까지 끝냈으니 오늘은 서울창포원에서 시작되는 서울둘레길 제1코스 중 1-1코스로 서울창포원을 출발해 당고개역까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