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
돌담 이석도
더위 잊기 위해 낮잠에 들었던 그분
멀리 들려오는 기계음에 눈을 떴다.
비몽사몽간 보이는 먼 바닷가
한 무리 일꾼들이 뻘뻘 땀 흘리며
산 헐어 바다를 메우고 있다.
쯧쯧쯧, 이 더위에···
산은 필요 없는 것이구나.
옳지, 바로 그거야
그분은 무릎을 탁 치며 빙그레 웃었다.
잠시 후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날 저녁 9시
KBS는 한 지방의 산사태를 보도하고 있었다.
(2020.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