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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흙수저

 

흙수저

 

                         돌담 이석도

 

양재천가 수양버들

머리 풀어헤친 채 흐느낀다.

 

큰물이 질 때마다

온갖 쓰레기 다 뒤집어쓰고

뿌리까지 뽑힐 지경 되는 자신은

아직 제대로 서는 것조차 힘겨운데

 

陽地 언덕 자리 잡아 하늘 찌를 듯

아름드리 자란 친구들은 오늘도

청설모 까치 매미 불러 모아

노래하고 춤춘다며···

 

하지만 이내 씨익

 

똥장군 져 나른 삶에서도

자식 모두를 서울로 유학 보냈다는

한 할아버지의 미소를 떠올리곤

 

내년 봄 봄바람엔 제 홀씨를 실어

기필코 양지 바른 언덕에 보내리라

두 주먹을 불끈 쥔다.

 

(2020. 8.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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