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빵
-이석도-
가난한 아버지의 꿈은
자식들 배불리 먹이는 것이었다.
비스듬히 누운 산기슭에
지문을 묻으며 뽕나무를 심고
감나무를 심으셨다.
해마다 아버지의
뽕나무엔 주렁주렁 하얀 누에고치가 열리고
감나무에서는 빵들이 빨갛게 익어가곤 했다.
아버지 땀 먹고 자란 오남매들이
스스로 빵을 만들어 먹기 시작할 무렵
산밭의 고랑들은 한 골씩 한 골씩
아버지의 얼굴로 자리를 옮겨 앉았다.
오남매는 눈물 뿌린 흙으로 빵 닮은 집을 만들고
아버지는 동그란 그 흙집 속으로 들어가 누우셨다.
활짝 핀 안도의 꽃모습으로…
(2018.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