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목요일)
정원준이 매헌초등학교에 입학한 날.
양재근린공원 안에 위치해 우리 집에서 100여 미터, 원준이네 집에서도 약 200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초등학교다.
11시부터 시작된 입학식.
4층 체육관은 신입생, 재학생, 학부모들로 가득찼다.
입학하는 아이들의 엄마, 아빠에 할머니와 할아버지까지 따라온 가족들도 꽤 있었다.
입학생의 엄마들 중에는 낮이 익은 새댁들도 제법 보였다.
몇몇 젊은 엄마들은 나를 보고 인사까지 했다.
"원준이 입학 축하합니다."
몇 년 전 원준이를 하원시키러 어린이집에 다닐 때 인사를 주고 받았던 같은 반 아이의 엄마들이었다.
신입생 자리에 엄마와 함께 앉아 재잘거리는 원준이도 보이고…
매헌초등학교는 2008년 3월에 개교했단다.
매헌(梅軒)은 독립운동가 윤봉길의 아호(雅號)이다.
그래서 학교를 상징하는 교표(校標)를 매헌 윤봉길의사의 애국심과 어린이들의 밝은 마음을 형상화해서 만들었단다.
국민의례, 교장 선생님의 인사말씀 순으로 입학식이 진행되었다.
담임 선생님 소개에 이어 6학년 선배들이 신입생들의 손에 튤립꽃을 쥐어주며 입학을 축하해주고…
반별 기념촬영, 가족들의 기념촬영.
말끔히 차려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무척 밝았다.
예전처럼 가슴에 손수건을 달고 있는 아이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우리 때는 모두가 왼쪽 가슴 위에 손수건을 달고 다니며 흘러내리는 콧물을 닦았었는데…
1학년은 5반까지 있단다.
원준이 반인 1학년 1반 교실을 둘러보았다.
깔끔하게 정리된 교실은 새 식구 맞이할 준비를 다한 것 같았다.
교실의 책걸상은 앙증스럽게 보였지만, 초등학생이 된 우리 원준이는 한층 듬직하고 의젓해 보였다.
세라가 벌써 학부형이 되다니…,
나와 집사람의 손을 잡고 포항 죽도초등학교에 입학했던 때가 어저께 같은데…
그러고 보니 보라와 세라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던 게 내가 대리로 승진해 포항지점에 근무하던 시절인 꼭 30년 전 1987년 이맘 때였다.
서울로 돌아온 이듬해 3월까지 출근길의 한 손에는 보라를, 다른 손에는 세라를 잡고 교문까지 데려다 줄 때는 얼마나 행복하던지….
온통 여성들이다.
매헌 초등학교에는 교직원이 모두 60명인데, 그 중 남성들은 보안관 2명을 포함해서 겨우 6명이란다.
더욱이 교사는 교장선생님을 포함해서 모두 30명이지만, 그 중에 남자 선생님은 단 1명 뿐이라니….
우리 원준이는 1학년 1반 11번이란다.
1111
일이 네 개다.
11월 11일이 결혼 기념일인 우리 부부에게 4개의 1은 행운의 숫자인데…
한 반이 25명이란다.
남학생 11명, 여학생 14명.
내가 초등학교 6학년 때의 우리 반은 70명도 넘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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