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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주들-천아, 보송이, 다솜이..

정원준의 졸업

2017. 2. 18. (토요일)

정원준이의 어린이집 졸업날.

요즘 아이들를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는 과정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란다. 하지만 우리 원준이가 어린이집에 들어갈 때에도 무척 힘들었던 것 같다. 정원준이가 아기 때 내 딸은 첫아들 원준이를 집에서 100여 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일반 私立의 어린이집에 비해 규모가 훨씬 클 뿐 아니라 시설도 좋은 區立인데다가 천주교 교단에서 운영을 해 교사진도 좋다고 소문난 '서초 한별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 그곳으로 입학신청을 했었다. 그렇지만 원준이가 두 돌이 되었을 때도 '서초한별 어린이집'에 입학은 고사하고 입학 대기번호조차 언제 들어갈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백수십 번이었다.

그리고 부근의 私立 어린이집에도 자리가 없었단다. 

두 돌을 지나서야 집에서 제법 떨어진 곳이지만 '비이테'란 어린이집에서 한 자리가 비었다는 연락이 왔단다.

私立이지만  어린이집에 보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비이테어린이집'에서의 3년이 끝날 무렵인 2015년 2월 여동생 세은이가 태어난 덕분에 원준이네는 두 자녀 가족이 되어 원준이의 '서초한별 어린이집' 대기번호가 확 당겨졌다. 그래서 2015년 3월 원준이는 '서초 한별어린이집'으로 옮겼다.


2년 동안 '서초 한별어린이집'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많은 것을 배운 우리 정원준.

지난 한 해 동안은 여동생 세은이와 함께 등하원을 했던 우리 원준의 졸업식.

우리 집에서 200여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어린이집이지만 우리 부부는 늦지 않기 위해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어린이집 강당은 졸업식이 시작되려면 한참 있어야 되는데도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하긴 우리 부부, 원준이 엄마와 아빠 그리고 세은이, 또 은규 엄마 아빠와 은규 등

원준이 한 명에 8명이나 축하하러 왔으니…,

졸업하는 어린이가 40명이나 되는데 축하하러 온 가족들이 오죽 많으랴.

11시 정각, 오늘의 주인공들이 줄지어 들어오면서 졸업식이 시작되었다.

국민의례에 이어 원장 수녀님의 인사말씀이 끝나자 아이들이 줄을 지어 단상으로 나아가 졸업장을 받았다. 

사각 모자에 복장을 예뻐게 갖춰 입은 아이들이 하나같이 의졌했지만, 졸업장을 받는 원준이의 모습도 얼마나 멋지던지….

또 주인공의 엄마 아빠와 조부모들은 씩씩하고 밝은 모습으로 잘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 찍느라 분주하기만 하고….

졸업식의 하이라이트(Highlight)

아이들이 졸업식 노래를 불렀다. 

그러자 아이들 앞에 줄지어 서있던 선생님들 중 몇몇 분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기 시작했다.

잘 자라 떠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선생님의 가슴엔 큰 보람 못잖은 이별의 슬픔이 밀려드는 것 같았다.

갑자기 50여 년 전의 추억이 떠올랐다.

외손주의 졸업식에 있었던 나의 영혼은 어느새 50여 년 전의 경북 청도군의 한 시골에 가 있었다.

그곳은,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하고 재학생들이 1절을 부르면,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로 시작하는 2절은 졸업생들이 부르고,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란 3절을 남학생들은 훌쩍이기만 했지만 어떤 여학생들은 눈물 콧물이 범벅된 채 졸업생과 재학생이 함께 불렀던 1967년 매전국민학교 졸업식장이 있었던 매전면 온막리였다.

1.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 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 잘하여

    우리는 언니 뒤를 따르렵니다.

 2. 잘있거라 아우들아 정던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나라의 일꾼이 되겠습니다.

 3.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 다음에 다시 만나세.

지금과 비교해 보면 먹을 것도, 입을 것도 볼 것도 형편 없었던 시절이었지만 그때가 참 좋았다 싶다.

아직은 몸도 마음도 한창인 것 같은데….

무엇이 옛날을 그리워하게 만드는 걸까?


원준이의 어린이집 졸업을 축하하면서

3월이면 초등학교 학생이 되는 우리 정원준가

건강하고 밝은 그리고 사랑 많은 어린이로 자라길,

그래서 언제나 행복한 사람이 되길

기도하고, 응원해야 겠다. 














- 졸업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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