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보라가 집에 와서
"엄마, 아빠! 수요일 KBS 6시 내고향에 어머님이 나오신대..."
수년 전부터 건물 옥상에 텃밭을 일구어 대부분의 채소는 자급자족하신다던
안사돈께서 금년 봄부터 도시 농부학교에 다니면서 남양주 덕소에 자그마한 농장을
마련해 틈틈이 농사지으신 감자, 토마토, 가지, 호박등 많은 채소들을 보내 주시더니...
이번 농사짓는 도시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방영된 것이다.
시간맞춰 자리잡고, TV에 나오는 사돈의 모습을 보면서...
人福 많은 내가 사돈 福까지 많음을 깨닫는다.
내 쌍둥이 딸.
언니인 보라의 시댁은 광진구 중곡동 어린이 대공원 정문 부근에 사시면서
자그마한 음향관련 사업을 하시는데 부부께서 다 아주 산을 좋아하신다.
경기도 이천 출신으로 낚시도 좋아하시는 바깥 사돈은 중책을 맡고 계신 광진구
상공회의소 산악회에서 요즘 매 주말에는 낙동정맥(태백 매봉산-부산 몰운대)
약410km를 소구간별로 나눠 종주 중이시고, 사부인께서는 거의 매일 아차산을
비롯한 서울 인근의 산을 찾으시면서도 TV에 소개 될 만큼 옥상과 농장농사를
잘 지으시니... 참 대단하다.
세라 시댁은 경기도 광주시에서 공장등 부동산 임대와 인테리어 사업을 하시는데
몇 년전에는 야산 6천평을 매입해 벌목하고 개간하시더니 뽕나무와 여러 과실수,
그리고 약초를 심고 광주 농부학교까지 수료해 거의 전문가 수준이 되셨다.
금년에는 뽕나무에서 오디를 1,000kg 넘게 수확했으며 또 다른 농장에는 고구마,
참께, 땅콩, 고추등 각종 채소에 온실과 농막까지 지어 표고버섯을 재배하는데도
수익은 커녕 매달 임대수익의 상당부분을 농장에 투입하는 실정이란다.
우리 광주 사돈과 사부인께서도 산을 무척 좋아하셔서 항상 두분이 같이산행을
하시는데 산행을 하시다가 건강에 좋다는 약초채취를 특히 잘 하신다.
덕분에 우리집에까지 鳳蔘酒랑 각종 약초로 만든 丸藥이 떨어지지 않는다.
농촌 출신인 나는 10여년 전에 고향친구와 함께 청계산 기슭에 주말농장 10평을
분양 받아 농사지어 본 적이 있다. 농촌서 나고 자라 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다.
여름에는 한 번의 주말만 가지 않아도 잡초가 내 키만큼 자라 결국 도중에 농사를
포기했고, 3년 전에는 남한산성 아래에 420평의 밭에 농사를 지으면서 광주사돈의
절대적인 도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을 잡초밭으로 만들고 나서야
"농작물은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자란다."는 옛말을 실감 할 수 있었다.
우리 딸들의 시댁인 중곡동과 광주의 사돈들은 평범하고 소탈해서 참 좋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나고 자란 농촌의 農心처럼 온화하고 부드러워서 참 좋다.
사돈들은 추구하는 바가 비슷하고, 비슷하여 맞추기 쉬운 취미를 가져서 더 좋다.
그래서 자식을 나눠 가진 우리 세집은 마음 편히 자주 오가며 지낸다.
세집이 함께 농막에 모이기도 하고 남한산성과 청계산 등 산행을 함께 했다.
한번은 광주 사돈댁 가족 모두와 함께 노래방에 간 적이 있는데 함께 술 마시고
노래하는 참 편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잦고 큰 행복을 위해
우리 세 가족은 더 노력할 것 이다.
세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산행이 더 많아 질 것이고
바다 낚시와 여행도 함께 준비해야 하고
노래방 출입도 잦아 질 것이다.
(2012. 9. 5. KBS 1TV 방송)
(빨간 고추 따시는 보라 시어머니)
(가운데 계신 분이 보라 시어머니)
(서울 광진구의 도시농부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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