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10. 일요일
정토회 법륜스님의 제주 즉문즉설에
2박3일 일정으로 봉사여행을 간 집사람이 돌아 오는 날.
늦잠에서 일어나 홍초물을 담은 수통을 허리에 차고 양재천 조깅에 나섰다.
영동 4교 아래에는 십수명의 남.여들이 모여 파륜궁을 수련하고 있다.
비단으로 만든 도복을 입고 예쁜 술이 달린 도검을 느린 동작으로
공중에 휘두르는 동작 하나 하나가 매우 부드럽고 아름답다.
나도 언젠가는 파륜궁으로 기공수련을 하고 싶어진다.
약 10km의 런낭으로 땀에 흠뻑 젖어 집에 돌아 오니
월요일에 몽골로 출장가는 사위가 전화를 했다.
아침 일찍 광주 부모님 댁에 들렀다가 건업리농장에서
오디를 따고 있다며, 올핸 오디가 작년의 3-4배나 많이 달렸다며
시간이 나면 중곡동 사돈들과 함께 농장으로 오란다..
공항에서 전철을 타고 온 집사람을 신논현역에서 만나
집으로 오면서 사위가 전화한 내용을 이야기했더니
봉사활동으로 많이 피곤하다면서도 기꺼이 "OK" 한다.
중곡동 사돈은 칠갑산 산행을 떠났단다.
농장으로 가는 도중 우렁쌈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시댁에 있는 딸과 손자를 태워 농장에 도착하니 3시 반.
광주사돈 내외와 그들 아들(내 사위), 두 사위, 여럿의 친구분들과
내 사위 친구부부까지 많은 사람들이 햇볕아래서 오디를 따고 있다.
인사 후, 제주에서 가져 온 밀감 막걸리로 간단히 목만 축이고...
(나와 집사람도 작업 시작 前 손자랑 한 컷)
4년전 사돈이 새로 생길 제2 영동고속도로 동광주 IC에서 약300m 떨어진
경기도 광주시 건업리 야산을 매입해 벌목 및 개간하여 1,000주 뽕나무와
여러 종류의 과실수와 각종 약초랑 채소를 재배하시는 6,000여평의 농장.
(요게 바로 뽕나무 열매인 오디... 예쁘고 먹음직스럽죠?)
(예쁜 오디보다 더 아름다운 내 외손자의 外祖母)
(내 둘째 딸과 둘째사위, 그리고 그들의 果實)
(2010.1.22 태어난 내 첫 손자, 천아 정원준 입니다.)
저는 요즘 요놈이라면 껌뻑 죽습니다.
(어릴 때 추억이 묻어 더 달콤한 할아버지의 오디는...)
내 어릴 때- 아마 초등학생- 내 고향 청도 농가에는 누에치기가 붐 이었다.
우리 부모님도 피땀흘려 개간하신 1,000여평 지금의 감밭에 뽕나무를 심고
잠실을 지어 누에를 치셨다. 알에서 고치가 될 때까지 밤낮없이 뽕을 따다
썰어 먹이로 주시느라 고생 많으시던 엄마와 아버지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 때의 뽕나무에는 오디가 거의 없었는데... 어쩌다 보이는 오디는 얼마나
맛있고 달콤하던지 양 손과 입가가 까맣게 물드는 줄 모르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오디 달린 뽕나무 찾아 뽕밭을 헤메었지...
(손자 입으로 쏙... 무엇을 먹어도 그렇게 이뿔 수가 없답니다.)
(우리 아기가 예쁜 손으로 따는 예쁜 오디는...)
(먼저 하늘만큼 땅만큼 사랑하는 엄마 입으로 쏙...)
(우리 천아가 다시 따는 까만 오디는...)
(손자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할아버지 입으로 쏙...)
(우리들이 3시간 동안 따 모은 오디는 5kg들이 박스 세개)
오늘 새벽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약 100kg을 땄다고 하네요...
올해 지금까지 수확량은 약 1톤 정도인데... 오디 생과 쥬수와
오디 효소가 건강에 좋다는 소문으로 주문이 밀리고 있다네요.
( 오디를 따고 먹느라 우리 천아의 친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손과 입술은 아름답고 짙은 보라색 색으로 물들었습니다.)
情이 철철 넘치는 우리사돈은 손자랑 즐겁게 오디체험을 한
우리가족에게 되려 고생했다며, 냉장고에 넣어 두고 생과 쥬스로 드시라며
힘들게 따신 오디 5kg들이 두 상자를 트렁크에 실어 주신다.
그리고 지난 일요일 청계산 산행에 같이 못해 미안하다며...
다음 주말에는 오디도 끝물이라며 중곡동사돈 내외랑
같이 와서 오디도 따고 맛난 식사도 하자고...
광주 사돈!
오늘 반나절이지만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별미의 맛난 낙지볶음으로 저녁도 잘 먹었습니다.
사돈 땀의 결정체인 오디 생과 쥬스 잘 먹고 늘 건강하겠습니다.
사돈께서도 농사 일에 너무 무리 마시고 건강에 유념하세요.
농장일 많이 바쁘시면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힘 껏 도움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