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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주들-천아, 보송이, 다솜이..

세은이의 어린집 등원

 

 

2016년 3월 2일, 수요일.

우리 세은이가 어린이집에 첫 등원한 날이다.

2월 14일 첫돌을 맞았으니 12개월 보름 남짓 지난 아기인데….

나는 세은이가 두 돌까지는 엄마 품에서 자랐으면 했다.

그러나 모든 게 뜻대로만 되지는 않는 모양이다.

무상보육이 실시된 몇 해 전부터는 괜찮은 민간 어린이집에 보내려면 적어도 몇 달을 기다려야 하는 것은 물론,   더욱이 區立의 어린이집에 보내기는 대기 순번이 백번을 훌쩍 넘을 만큼 하늘의 별따기다.

그런데, 민간 어린이집을 2년 동안 다니며 구립 어린이집에 가길 기다리던 오빠 원준이가 동생 세은이가 태어나는 바람에 두 자녀의 혜택으로 대기순번이 앞당겨져 겨우 들어간 서초구립 한별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오래 기다릴 각오를 하고 신청했던 세은이의 어린이집 등원신청이 두 자녀 혜택을 받아 합격(?)했다고.’

이번은 오빠 덕분에 세은이가 혜택을 본 셈이다.

그런데 원준이가 내년 초에 어린이집을 졸업해버리면 이 혜택이 없어진단다. 그러면 세은이가 이 구립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은 또 하늘의 별따기가 된단다. 너무 이르다 싶었지만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다.

이 한별어린이집은 민간 어린이집이 아닌, 시설이 좋고 부담은 적은 區立인데다가 또 세은이의 집에서는 채 200m도 되지 않는 거리에 있어 등·하원시키기에 이보다 좋을 수 없고, 천주교에서 운영해 항상 온화한 미소로 아이들을 맞아주시는 수녀님이 원장으로 계셔서 아이들을 맡기기에는 우리 동네에서는 최고다 싶었다. 최근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학대를 생각할 때는 어떤 어린이집보다 안심이 되었다.

하지만,

우리 세은이는 한창 엄마 품을 찾을 때인데…

이제 겨우 첫돌을 지나 조금씩조금씩 걷는 아기인데…

아직 엄마란 말도, 아빠란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기인데…

나를 보면 두 팔을 벌리고 활짝 웃으며 달려오는데…

내 품에 안기는 걸 엄청 좋아하는 손녀인데…

이 할아버지가 많이 놀아주지도 못했는데…

 

세은이가 속한 해맑은반에는 세은이처럼 첫돌을 갓 지난 아기가 3명, 곧 두 돌이 되는 아기들이 3명이란다.

두 분의 선생님이 이들 6명을 돌본단다.

세은이는 사흘째 엄마랑 한께 어린이집에서 두 시간씩 적응시간을 보냈다.

첫날에는 낯선 환경 때문인지 세은이가 무척 경계를 하더란다.

선생님이 손을 내밀면 홱 뿌리치고는 엄마 품에 와락 안기더란다.

둘째 날에는 한술 더 떠 성질을 부리고 떼를 썼단다.

세째 날, 금요일에 어린이집에서 내놓은 귤을 아주 잘 먹었단다. 아기들 중에서 우리 세은이가 제일 잘 먹었단다.

선생님과 다른 아기 엄마들이 놀랄 만큼.

지금은 엄마랑 두 시간, 다음에는 엄마와 떨어져서 두 시간…

이렇게 적응 기간이 끝나면 종일 낮 시간엔 엄마를 못 볼 텐데…

세은이가 보고 싶어 동호회에 가는 길에 잠시 들르면 환히 웃으며 달려와 몸을 던지듯 내 품에 쏙 안길 때는 한없이 사랑스럽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행복했었는데….

 

한창 엄마 찾을 나이인 우리 세은이의 변신.

이젠 이 할배도 사랑스런 손녀와의 행복한 시간을 달리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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