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
돌담 이석도
오늘은 동짓날
그때처럼 칼날 날씨다.
그 시절 동짓날이면 해마다
엄마 따라 오 남매가 제 나이만큼 새알
빚어 넣은 팥죽은 가마솥에서 뽀글뽀글
어머니는 따끈한 팥죽을 좋아하셨지만
아버지는 장독대 위에서 차게 식어
굳은 팥죽을 더 좋아하셨지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와 함께
새알을 세며 살얼음 뜨는 동치미랑
먹었던 동지 팥죽은 추위마저 물리치는
별미 중 별미였다.
그런데 왜?
오늘은 이다지 추울까?
오늘도 새알 넣은 팥죽에다
살얼음 동동 뜨는 동치미도 먹는데...
(202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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