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력 섣달그믐에
돌담 이석도
친구야
또 한 해가 가네···
세월 너무 빠르다. 그치?
소달구지 타고 놀던
코흘리개 시절에는 늘
우리 뒤를 따라다녔던 그들
학창 시절 동안
어깨동무 친구가 되어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었건만
직장생활 내내
우리는 그들에 뒤쳐질세라
단거리 선수처럼 뛰어야 했고
부모 된 후론 먹힐까 두려워
죽을힘까지 다해 달렸잖아
친구야!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가랑이 찢어진다 하지 않던가.
새해부터 우리 마음 돌리자
보고 싶은 것 다 보고
하고 싶은 짓 다 하면서
쉬엄쉬엄 뒷짐 지고 걷자꾸나
세월···
그들에겐
바쁘면 KTX로 먼저 가라 하고
우리는 예전처럼 달구지 타고 가세.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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