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7. 10. 토요일
한창 짙푸름을 더해가면서 여름 꽃이 만발하기 시작한 양재천이 몸살을 앓고 있다.
누군가가 천변 둔치 곳곳에 노란 실타래를 던져 논 것처럼 보인다. 그 실타래의 노란 실들은 헝클어져 주변의 잡초뿐 아니라 꽃나무 등 모든 식물들과 뒤엉키어 있다. 가까이 다가가 살펴보니 풀들과 뒤엉켜 있는 노란 것들은 실이 아니라 식물이었다. 작년까지는 별로 보이지 않았던 놈들인데 올해는 곳곳에서 양재천이 제 세상인양 설쳐댄다.
하늘에서 떨어졌을까? 땅에서 솟았을까?
네이버에서 렌츠로 촬영했더니 ‘실새삼’이란다.
백과사전에서 실새삼을 검색했다. 근데 이놈들의 일생이 꼭 어떤 무리를 닮았다 싶다.
북에서 남파하는 간첩처럼 몰래 숨어들었나 보다. 뿌리 없이 사는 기생식물이란다. 숙주 식물에 달라붙어 필요한 수분과 영양분을 빼앗아 먹으면서 자라는데, 본색을 드러내고 싶은지 숙주 식물을 왼쪽으로만 칭칭 감아 빨아먹는단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빨갱이들처럼 자신들을 먹여 살리는 숙주 식물의 은혜에 보답하기는커녕 말라죽을 때까지 빨아먹는 배은망덕한 놈들이란다. 이놈들의 생명력은 대단하단다. 칭칭 휘감을 풀만 있으면 아무데서나 잘 자란단다. 줄기를 조금만 꺾어 다른 식물 위에 던져 놓아도 오래지 않아 제 세상으로 만들어 버린단다.
콩밭에 실새삼이 생기면 콩밭은 절단 나고 만다니 하는 짓은 더 닮은 듯하다.
양재천을 지키기는 방법은 오직 하나밖에 없단다.
실새삼을 걷어내야 한단다. 이놈들의 생명은 불사초에 가까워 대충 걷어내서는 안 된단다.
대충 걷어내면 다시 나타나 제 세상으로 만들어 버릴 테니 0.1mm의 줄기도 남기지 않고 송두리째 걷어내야 한단다.
그런데, 이를 어쩌랴!
우리 대한민국에도 실새삼 닮은 무리들이 준동하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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