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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詩] 경자야 잘 가라

   

   경자야 잘 가라

 

                                돌담/석도

 

   육십 년 만에 찾아온 너를

   내쫓기는 웬수 보는 기분으로 보내려니

   내 심장에 탱자 가시 박힌 듯 아프구나.

 

   네 치맛자락에 묻어 왔을 리 만무한데도

   네가 오자 들끓기 시작한 코로나 염병 탓에

   술잔을 나누며 60년 묵은 회포 풀기는커녕

   네 웃는 얼굴조차 제대로 한 번 못 보고

   사랑한다는 말 한 번도 하지 못했는데···

 

   네 지금 가면

   한 甲子 후 다시 오겠지

   그땐 내 세대는 아무도 없을 텐데···

 

   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그때는 半白 된 내 손자들이 반길 거야.

 

   그래, 2080

   그땐 경자 네가 우리 세상을

   건강하고 사랑 넘치도록 잘 가꾸어

   내 손자들이랑 술잔 가득 행복도 담아 마시면서

   이번에 풀지 못한 회포도 꺼내서 풀어 주시게.

 

   (2020.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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