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도 民心일까?
돌담/이석도
물이 흐른다.
깊은 산속 한 방울로 태어나
계곡을 만들고 큰 강 이루는 동안
온갖 구정물 다 뒤집어쓰지만
깨끗하게 정화시켜
함께 흐른다.
동장군이 무섭게 설쳐댈 땐
순종이라도 하는 듯 꽁꽁 얼어붙지만
그 밑에서 유유히, 언제나처럼
살금살금 흐른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벼랑 만나면
산산이 조각날지언정 물러서지 않는다.
“내 부서져 무지개 되리라.”
우레 같은 소리를 지르며
낭떠러지 아래로 제 몸 던진다.
(2020. 12. 20.)
☞ 무자개=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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