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문* 걱정
돌담/이석도
아침마다 전쟁이다.
눈 감은 채 아빠 품에 안겨서
오는 녀석을 비롯해 적을 땐 한 놈
많을 때는 세 놈.
다섯, 일곱, 열 살의 외손주들이랑
함께 뒹굴면서 씻기고 먹여서
학교에 보내고
유치원에 보내고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면
서리 맞은 고춧잎 되고 만다.
하지만 잠시 뒤,
외손주들이 오지 않을 아침
어떻게 보낼까 몇 년 후의 걱정에
한겨울밤의 나목이 된다.
(2019. 10. 31.)
*어문: ‘엉뚱한’의 경상도 사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