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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詩 놀이터

짝사랑


짝사랑

 

                                                                     이석도

 

한 청년이 높다란 감나무에 올랐다.

잘 익은 다른 홍시들엔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맨 꼭대기에서 유난히 빨갛게 빛나는 홍시

그것 하나만을 따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까치와 참새들이 날아든다.

불안해진 청년은 장대를 흔들어 새들을 쫓지만

새들은 멀리 도망가지 않은 채 주위를 맴돌고 있다.

 

자신의 작은 키를 한탄하고,

더 긴 장대를 준비하지 못했던 날들을 자책하면서

날개를 부러워하던 청년.

 

청년은

그날 밤 꿈속에서

한 마리 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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