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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손주들-천아, 보송이, 다솜이..

토라진 내 손자

우리 아가 은규가 엄마랑 집에 와 있을 때

원준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시켜 집으로 데려왔다.

원준이는 은규를 보더니 "은규야! 내 아기 은규야!"하며 무척 반겼다.

내게 번개맨 놀이를 하자는 원준이에게 "원준아, 잠시만 로보카 폴리 보고 있어라,

할아버지는 이모랑 은규, 집에 데려주고 빨리 올께" 했더니,

원준이는 "할아버지 가지마"  "할아버지 미워"반복했다.

원준이가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틀어준 다음,

가까이 사는 은규를 데려다 주고 왔다.

집에 들어서는 나를 보더니 원준이는

"하부지 미워"  "하부지랑 번개맨 놀이 안 할거야" 라며 토라졌다.

내가 원준이를 들어서 꼭 안으며 "미안해 원준아, 이제 같이 놀자"

했더니, 원준이는 금방 "우왕∼"하면서 울음보가 터졌다.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집사람이 말하길

내가 은규를 데려다주러 가고 없는 동안에

만화영화를 보던 원준는 TV를 보다말고 끄고는

"하부지 미워" "하부지랑 번개맨 놀이 안할거야" "아빠 출장가면 하부지랑 안 잘거야"면서

거실을 왔다갔다 하더란다. 그림책을 가져나와 흩어버리면서 심통을 부렸단다.

언제나 같이 놀고 편들던 할아버지가 같이 놀아주지도 않고 

은규를 데리고 가버렸으니 엄청 서운했던 모양이었다.

눈물을 줄줄 쏟는 손자를 보는데 가슴이 저려왔다.

원준이를 꼭 껴안고 달래며

좋아하는 만화영화 [놀이터 구조대 뽀잉]을 틀었다.

그제사 내 무릎에 앉아 눈물을 닦으며 만화영화를 보고는

"하부지 뽀잉 한 번 더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애"라며 울려다 보았다.

[뽀잉]을 한 번 더 본 다음,

원준이는 할아버지와 다시 친구가 되어

저녁도 같이 먹고, 오랫동안 번개맨 놀이도 하고,

일요일 아빠가 해외출장가면 하부지와 같이 자기로 약속도 했다.

집에 갈때는 "하부지 안녕 내일 봐요" 인사도 잘 하고…

정말정말 사랑스러운 우리 원준이가

귀엽게 토라진 날이었다.

 

   (2013년 말 보라카이에서 정원준)

 

 

  (로보트가 된 정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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