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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 사돈들

방송출연

블로그 덕분에 방송에 출연했다.

작년 9월부터 블로그에 「우리 사돈들」이란 카테고리를 만들어 사돈, 즉 내 쌍둥이 딸의 시부모님들과 등산뿐 아니라 사돈의 농장에서 함께 일하는 즐거움 등의 글을 올리고 있었더니 지난주 8월 21일 한 글에 아래와 같은 댓글이 달렸다.

 

"안녕하세요? 'EBS TV 생활의 비법' 김○○ 작가입니다.
사돈 간에 잘 지내고 계시는 어머님, 아버님을 찾고 있습니다.
글을 보니깐, 사돈분과 잘 지내시는 것 같은데
혹시 제 휴대폰으로 문자 한번 주시면, 간단한 취재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이상한 사람 아니고, 방송작가이니 꼭 부탁드릴게요~ "

 

내가 작가에게 연락을 했더니, 그 후 며칠 동안 작가는 우리 부부는 물론 내 두 딸의 시부모님은 물론 내 두 딸까지 전화로 인터뷰를 다 하고는 내게 방송출연을 요청해 왔다. 우리 모두 특별하고 멋진 추억을 만들기 위해 출연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어쩜 아니 자식을 나눠가진 부모라면 당연히 남들보다 사이좋게 지내야 할 관계인데… 남들보다 조금 잘 지낸다고 자랑거리가 되어 방송에 출연한다는 현실이 조금은 서글프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사돈집과 뒷간은 멀수록 좋다.'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사돈 남 말하네' '거북하기가 사돈네 안방이다.' 등 사돈과 관련된 좋지 않은 속담이 적지 않다.

그런 말을 많이 들어서였을까? 나도 예전에는 "사돈은 不可近 不可遠, 즉 너무 멀리해서는 안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가까이할 필요도 없는 관계"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내 부모님과 내 장인, 장모님은 내 결혼식날 인사 한번 나누고는 영영 만나지 못했으니... 이제 아버지와 장인, 장모님까지 다 하늘나라로 가셨으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만, 생전에 한자리에 모시지 못한 恨은 남아 있다. 이런 恨을 내 자식에게는 남기고 싶지 않았다. 격의 없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자식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나쁘지는 않으리란 생각, 그리고 사돈이나 우리 부부나 「자식들의 행복」이란 똑같은 바람을 가졌기에  친해지는 데 시간도 그다지 많이 필요치 않았다.

 

8월 27일, 오늘 EBS TV 스튜디오에서 녹화를 했다.

모두들 처음 경험하는 방송녹화, 취재내용을 바탕으로 벌써 대본이 만들어져 있었고 김현욱 아나운서가 진행했다. 패널은 제법 이름이 알려진 개그우먼 박수림과 가족상담 전문가 진명자 씨였다. 나와 두 바깥사돈들은 초대석에 앉고, 집사람과 두 안사돈들은 방청석에서 앉아 진행했다. 진행자와 패널이 대본이 필요 없을 정도로 편하게 진행하는 덕분에 떨리거나 긴장되지는 않았지만 표정은 자꾸만 굳어지는 것 같았다.

 

패널들은 사돈과 관련된 몇 가지의 속담을 들려주었다. 대부분 사람은 사돈들과 잘 지내기가 어렵다던데 내가 두 사돈들과 잘 지내는 건, 내 딸이 그댁의 며느리가 되었으니 어느정도 이해가 되지만, 사돈의 사돈이 되는 큰 딸 보라의 시댁과 작은 딸 세라의 시댁 시부모님까지 가족처럼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워했다.

한 시간동안 갖가지 이야기가 이어지고…

방청석의 집사람과 안사돈들도 한 번씩 마이크를 잡았다.

진행자가 작은 딸 세라와 통화까지 마치면서 녹화는 끝났다.

멀리있던 뒷간이 안방 옆으로 옮겨 온 요즘의 세상엔 자식을 나눠가진 사돈관계는 그냥 친척이 아니다.

한 가족이 되어야 마땅하겠다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오늘 녹화한 프로그램은

EBS교육방송의

『생활의 비법』10회 방송 중 여섯 번째인 [사돈 삼총사]로,

9월13일(금요일) 09시20분부터 10시까지 40분간 방송 된단다.

                      ☆방송안내☆

  [EBS TV]  본 방송 : 9월 13일(금요일) 오전 9:20
                   재 방송 : 9월 20일(금요일) 오전 5:30
  [케이블 EBS PLUS 2]  9월 13일(금요일) 밤 11:20

 

참, 특별한 날이었다.

우리 세 집이 아주 소중한 추억을 만든 날이었다.

 

 

 

(당초12일 방송에서 13일로 변경)

 

 

(화장을 마친 내 모습)

 

 

(화장을 마친 보라 시아버님)

 

 

(열공중인 남자들)

 

 

 

(화장한 남정네를 카메라에 담는 보라 시어머니와 집사람)

 

 

(대본을 보는 광주사돈과 중곡동 사돈)

 

 

(녹화 준비 완료)

 

 

(왼쪽부터 진명자, 박수림, 김현욱, 광주사돈, 나, 중곡동사돈)

 

 

 

 

 

 

 

 

 

 

 

 

 

 

 

 

(녹화후 기념촬영- 박수림,집사람,중곡동 안사돈,광주 안사돈,김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