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詩 놀이터

[詩] 산죽의 겨울

 

산죽의 겨울

                                돌담 이석도

 

오들오들

알몸 되어 떨면서도

초리마다 삭풍 매달고 사는

겨울나무 사이사이 홀로 푸른 조릿대

 

해마다 이맘때면

“복조리 사세요” 외치면서

삼천리 방방곡곡 발 닿지 않는 곳 없이

집집마다 복 전하던 시절 떠올리며

쓸모없어진 세상 한탄하다가도

 

밤새 소복소복

하늘이 덮어준 하얀 솜이불을 뚫고

푸르른 고개 내밀곤 거친 숨결

연신 토하는 등산꾼들에게

힐링을 선물한다.

 

(2024. 1. 20.)

'나의 詩 놀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설날은  (0) 2024.02.10
[詩] 겨울 달빛  (0) 2024.01.25
[詩] 칠장사 부처님  (0) 2024.01.17
[詩] 이게 행복이죠  (1) 2024.01.14
[詩] 새해 첫날의 일기  (0)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