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죽의 겨울
돌담 이석도
오들오들
알몸 되어 떨면서도
초리마다 삭풍 매달고 사는
겨울나무 사이사이 홀로 푸른 조릿대
해마다 이맘때면
“복조리 사세요” 외치면서
삼천리 방방곡곡 발 닿지 않는 곳 없이
집집마다 복 전하던 시절 떠올리며
쓸모없어진 세상 한탄하다가도
밤새 소복소복
하늘이 덮어준 하얀 솜이불을 뚫고
푸르른 고개 내밀곤 거친 숨결
연신 토하는 등산꾼들에게
힐링을 선물한다.
(2024.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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